▶ 러시아 징계로 안현수-메드베데바 상황도 허공에 떠
▶ 메드베데바 “러시아 국기 없이 평창 출전 안 하겠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연합>
러시아 피겨 여자싱글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AP]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도록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IOC는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다만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에는 출전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들은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고, 금메달을 따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리게 된다.
물론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서 연설을 통해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는 선수들에 의해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주코프 위원장은 도핑과 상관없는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오는 12일 회의를 통해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해 한 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평창올림픽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러시아 선수들의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개인 자격으로 선수를 보내겠다는 결정 대신 대회 전면 보이콧을 선택하면 지난 4년간 흘려왔던 땀이 수포가 된다.
이중 한인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숏트랙 레전드’ 안현수(32·러시아명 빅토르 안)이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3관왕에 오르면서 숏트랙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훈련 도중 무릎뼈가 부러지는 부상 때문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그는 2011년 러시아 귀화를 선택,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에 오르면서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안현수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며 ‘화려한 올림픽 마무리’를 준비했지만 이번 IOC의 결정으로 자칫 마지막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한편 피겨 여자싱글의 ‘절대 1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러시아)는 러시아 국기 없이 나서는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올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자싱글 역대 최고점(241.31점) 기록 보유자인 메드베데바는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는 물론 2015-16 시즌과 2016-17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피겨여왕이다. 메드베데바는 발등뼈 골절로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포기했지만 ‘자타공인’ 유력한 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금메달 후보인데 절대 1강인 메드베데바를 비롯한 러시아 여자 싱글 선수들이 평창에 오지 못한다면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인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권위가 추락하는 것은 물론 흥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메드베데바는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러시아 깃발 없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녀는 “나는 러시아가 자랑스럽고 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대표해서 출전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러시아 국기 없이는 절대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 내가 출전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나의 라이벌들이 우승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올림픽 헌장에는 모든 선수가 평등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모든 선수에게 평등한 기회가 될지 의문스럽다”라며 러시아에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지 말기를 호소했으나 결국은 무위로 돌아갔고 자신의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꿈을 포기해야할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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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징계는 당연. 약물 먹고 금메달따는거 방치해서는 안된다
안현수는 러시아 보이콧없으면 개인으로 나갈 생각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