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챔스리그 아포엘전서 멋진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
▶ 2경기 연속골로 시즌 6호… 토트넘, 조 1위로 16강
손흥민(7번)이 팀의 2번째 골을 터뜨린 뒤 어시스트를 해준 페르난도 요렌테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발끝이 갈수록 예리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최전방 공격수나 오른쪽·왼쪽 미드필더를 막론하고 어디서든 득점포를 가동하며 전천후 골잡이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6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아포엘(키프로스)과의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37분 멋진 추가골을 터뜨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흥민은 상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볼을 받은 뒤 가벼운 몸놀림으로 치고 들어가다 페널티박스 안쪽에 있던 페르난도 요렌테와 깔끔한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논스탑으로 멋진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려 아포엘의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앞을 막아선 수비수 두 명을 절묘하게 돌아들어간 볼의 궤적에 아포엘 골키퍼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고개만 돌려 볼이 골네트를 흔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손흥민의 골은 시즌 6호이자 지난 2일 왓포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은 두 경기 연속골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연속경기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골,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기록했다.
이미 이날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조 1위가 확정됐던 토트넘은 이날 전반 20분 요렌테의 선제골과 37분 손흥민의 추가골, 그리고 후반 35분 조르주 케빈 은쿠두의 쐐기골을 묶어 아포엘을 3-0으로 일축하고 조별리그를 5승1무(승점 16)로 마무리했다. 요렌테와 은쿠두는 이날 토트넘 입단 후 첫 골의 기쁨을 맛봤다. 한편 토트넘이 챙긴 승점 16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도르트문트(독일)와 묶인 죽음의 조에서 최고 승점을 챙긴 것은 토트넘이 대회 우승후보로도 손색없는 위치로 올라섰음을 말해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원톱 요렌테를 받치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오른쪽과 중앙, 왼쪽을 넘나들며 시종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경기 시작 3분 만에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코너킥을 얻어내고 43분에도 위협적인 중거리슈팅을 때리는 등 이날 총 5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토트넘의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승부가 기운 후반 20분 손흥민은 교체시켜 주말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 대비했다.
지금 손흥민의 골 감각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난 9월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시즌 5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한 손흥민은 이후 6경기 동안 침묵을 지키다 10월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2호골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에 2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달 들어서는 두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대표팀 소속으로 콜롬비아전에서 넣은 2골을 합치면 한달 반 동안에 6골을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포지션도 가리지 않는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기록한 6골 가운데 2골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만들어낸 골이었고 나머지는 4골은 모두 2선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출격해 넣은 것이다.
이날 아포엘전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시즌 첫 골을 기록한 9월 도르트문트전에서는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지난달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선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득점을 올렸다. 오른발과 왼발을 전천후로 사용하는 양발 슈터의 강점을 활용해 그야말로 전후, 좌우를 안 가리고 몰 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토트넘 감독을 역임한 해설위원 팀 셔우드는 최근 “손흥민은 골을 넣을 줄 하는 선수로 로테이션 대상이 아니라 매주 선발로 나와야 할 선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도 손흥민이 팀내에선 확실한 스타팅 멤버로 분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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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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