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 직장동료 대박소식에 상대적 박탈감 느껴
▶ 한인커뮤니티 사이트 등 우울증 호소글 이어져
#퀸즈의 한인 김모씨는 최근 룸메이트가 이더리움으로 5000여달러의 수익을 내는 것을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무기력감에 빠졌다. 김씨는“지난 5월 룸메이트가 개당 230달러에 이더리움 5개를 구입하며, 나에게도 사라고 권했는데 그걸 뿌리쳤다”며“내 자신이 한심해져서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고 한숨을 쉬었다.
암호 화폐 열풍의 뒤를 이어 ‘비트코인 블루’가 불고 있다.
‘비트코인 블루’는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타인의 가상화폐 투자 성공담 또는 자신의 실패로 인한 일명 가상화폐 우울증을 뜻하는 용어다.
실제로 한국의 가상화폐 관련 게시판 뿐 아니라 미국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 같은 우울증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17일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이 개당 1만9,205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한달 만에 9,833달러로 반토막이 날때까지 가상화폐가 핫이슈로 화제가 될수록 우울한 경험담은 줄을 이었다. 300억 달러의 가상화폐 가치가 24시간동안 날아간 지난 17일, 온라인 포럼 레딧(Reddit)에는 가상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살을 막기 위해 자살방지 핫라인 링크가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우울증의 원인은 가지각색이다. 투자를 하지 않은 이들의 경우, 지인의 투자 성공담을 접하고 ‘그때 나도 넣을걸’하는 아쉬움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근무 의욕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인 강모씨는 “회사 동료가 리플과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나는 그때 뭘 했나 하는 후회감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를 못했다”며 “지난 여름만 해도 가상화폐 투자 기사가 한창 쏟아졌는데 그때 발을 담그지 못한 내 자신을 자책하느라 매일 우울하다”고 말했다.
투자를 한 경우도 심난하기는 마찬가지다. ‘더 많이 사둘걸’이라며 자책하거나 ‘막차라도 타겠다’며 뒤늦게 가상 화페 구입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만 본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모씨는 여자친구가 장난처럼 투자한 라이트코인이 ‘뻥튀기’ 되는 것을 보고는 가지고 있던 가상화폐를 처분하고 이달 초 개당 250달러에 라이트코인을 구입했다. 하지만 22일 라이트코인은 166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씨는 “내가 사면 가격은 내려가고, 팔고 나면 가격이 올라가니 미칠 노릇”이라며 “아침에 눈만 뜨면 코인베이스 앱을 켜 멍하니 그래프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제 2의 비트코인을 기대하며 아이콘코인(icx), 제트캐시(zcash) 등 또 다른 가상화폐를 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의 성공담을 부러워하다 현혹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는 더한 손실을 볼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21일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내로 비트코인 가격이 90% 더 떨어질 수 있다며 1000달러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희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