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 총감독 “실제 해보니 분위기 환상적”
▶ “북한 박철호 감독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

지난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 도중 세라 머리 총감독(왼쪽)과 박철호 북한 감독(오른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단일팀의 총감독을 맡은 머리 감독.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이끌고 있는 새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이 당초 우려와 불안과는 달리 단일팀이 순항하고 있는 데는 북한 박철호 감독의 공이 크다고 소개했다.
머리 감독은 7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박철호 북한 감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환상적인 지도자”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남북 단일팀에는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총 35명이 있다. 북한 선수 12명을 인솔하고 지난달 25일 단일팀에 합류한 박 감독의 역할은 사실 명료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급조된 단일팀으로 인해 우리 선수들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박 감독이 선수기용과 작전에까지 개입하면 단일팀은 더욱 흔들릴 수 있었다.
우려를 안고 시작한 단일팀은 그러나 남북 지도자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면서 빠르게 ‘원팀’을 이뤄갔다. 머리 감독은 “북한에서 온 박철호 감독은 정말로 환상적인 지도자”라며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을 제대로 이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박 감독은 모든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선수들끼리 식사를 같이하게 하자고 하면 주저 없이 그러자고 했다. 어떤 제안을 하든 흔쾌히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6∼7일 이틀간 단일팀 훈련을 지켜본 결과 박 감독은 머리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머리 감독이 작전을 지시할 때는 끼어드는 법이 없었다. 북한 선수들에게도 필요하다고 판단이 될 때만 드러나지 않게 조언했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흩어진 퍽을 직접 정리하는 등 궂은일까지 도맡았다.
현재 단일팀은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A조, 백업 멤버로 구성된 B조로 나눠서 훈련 중이다. 전날에는 A조 훈련을 머리 감독이 전담하고, B조 훈련을 박 감독이 직접 지휘했다. 머리 감독이 주축 선수들의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박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이다.
사령탑이 합심하면서 단일팀은 빠르게 하나로 섞였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분위기에 대해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며 “처음 북한 선수들의 합류 소식을 듣고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부닥쳐보니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 선수들은 단일팀이 하나의 가족이라고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머리 감독은 단일팀에서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는 3∼4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단일팀은 한국 대표 23명과 북한 대표 12명 등 35명으로 짜여졌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게임 엔트리는 22명으로 다른 참가국과 같고,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선수 3명 이상이 반드시 경기에 나가야 한다.
지난 4일 스웨덴과 평가전에서는 정수현, 려송희, 김은향(이상 공격수), 황충금(수비수) 등 북한 선수 4명이 22인 게임 엔트리에 포함돼 실전 검증을 마쳤다. 6∼7일 훈련에는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친 2라인 공격수 이은지를 대신해 북한 공격수 최정희까지 5명이 정예 멤버로 구성된 A조에서 호흡을 맞췄다.
머리 감독은 “오늘 훈련했던 22명 선수 중에 한두 명은 바뀔 수 있지만 거의 그대로 올림픽에 나온다고 보면 된다”면서 “올림픽에선 북한 선수 3∼4명이 뛰며 이들은 각 라인에 분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리 감독은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정수현을 2라인, 려송희를 3라인, 김은향과 황충금을 4라인에 배치하며 남북 선수를 같은 라인에 넣는 전략을 시도했다. 단일팀은 오는 1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위스와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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