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하키, 세계랭킹 4위 핀란드에 2-5 석패
▶ 4전 전패 불구, 세계 강호들 상대 연일 분전

한국 선수들이 핀란드에 패해 대회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경기 종료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백지선 감독. <연합>
비록 이변 연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근성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멋진 한판이었다.
백지선(51·영어명 짐 백)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21위의 한국 대표팀은 20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8강 티켓을 놓고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핀란드에 5-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를 4전 전패로 마감했다.
지면 탈락하는 단판 승부에서 한국은 개인 기량과 조직력에서 앞선 핀란드에 2피리어드 초반까지 0-3으로 뒤져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한국의 근성과 투지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다. 한국은 폭풍처럼 핀란드를 몰아쳤고 결국, 2피리어드 10분 6초에 브락 라던스키의 만회골이 터졌다. 김상욱이 저돌적으로 상대 골문 뒤를 파고들며 수비진을 휘저어놓았고 쉴틈없이 돌아가는 한국의 공격 전개에 시선을 빼앗긴 핀란드 골리 미코 코스키넨은 라던스키에게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는 골을 내줬다.
한국은 2분 3초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신상훈이 핀란드 수비수와 격렬한 몸싸움 끝에 퍽을 따내자 안진휘가 왼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강력한 리스트샷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한국의 파상 공세는 계속됐으나 동점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핀란드는 3피리어드 7분 20초에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스카르 오살라가 퍽을 우겨 넣어 4-2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고 막판 엠프티네트 골을 보태 5-2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고대했던 올림픽 첫 승을 끝내 신고하지 못하고 최하위(12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6위 체코(1-2패), 7위 스위스(0-8패), 1위 캐나다(0-4패)와 ‘죽음의 조’인 A조에 함께 속한 것이 불운이었다. 한국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이어 남녀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
백지선 감독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펑펑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환상적인 경기였다”면서 “경기장을 찾은 모든 관중들에게 대단한 경험이었을 것으로 믿는다. 한국 팬들도 TV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는지 지켜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졌다. 선수들의 올림픽 여정이 여기에서 끝이 났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왔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진정한 프로였다”며 “그들이 한국 하키를 위해 이룬 것들은 환상적이다. 더할 나위 없이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며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 우리 선수들은 이제 올림픽 출전 선수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나 또한 그렇다. 정말로 특별한 경험”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또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돈 장면에 대해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동적인 장면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여정을 마친 대표팀은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세계적인 강호들과 다시 한 번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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