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은 누가 뭐라 든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었다고 해외에서도 동의를 하는 것 같다. 한국내의 여론과, 해외에 있어도 항상 고국에의 향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이야 고국에서 하는 세계적 행사니만큼 항상 이쁘게 보이는 게 당연하리라.
몇 년을 아이스하키 훈련으로 어렵게 준비해온 남한의 어린 여자선수들을 빼버리고 실력이 아랫수인 북한선수들을 집어넣고,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인간이하로 짓밟는 악마 같은 독재정권의 꼭대기에서 특권을 향유하는 김정은의 여동생을 칙사 대접하고, 대한민국의 꽃다운 젊은 해군장병 수 십 명을 서해에 수장한 전쟁범죄자를 폐회식에 모시는 정말 얼빠지고 기가 막힌 현 정부의 주사파 요원들의 행태가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은 아픔으로 자유대한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준 동계올림픽이긴 했어도, 지난 주 우리 미주한인들은 너무나 행복했다.
야단법석 치지 않고도 사고 없이 무사히 경기들을 진행한 조직위원회와 주최측,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면서도 묵묵히 일한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원숙한 모습으로 관중석에서 국제수준으로 응원과 관람을 한 국민 전부가 우리는 자랑스럽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느낀 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결코 만만치 않다는 뚜렷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조국이 이러다가 적화통일 되어버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걱정하던, 특히 공산당의 만행을 겪어본 나이든 층의 걱정 많은 우리 동포들에게 필자는 말씀드린다. 대한민국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실증을 이번 동계올림픽을 거치면서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 40-50 대의 좌편향을 걱정하는 이들은 20-30대의 시민의식과 글로벌 감각에서 희망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독재군부의 서슬이 퍼렇던, 개인의 자유가 매일 매일 시험받던 시절의 한국에서 좌파이념은 40-50대에게 청량제같이 힘이 있었다. 좌파이념은 독재에 대항하는 방법론을 제공했었고, 최면 같은 몽환의 이점을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준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한다. 그러나 차츰 그들 자신이 늙어가는 40-50대에서 시원해 보이던 좌파이념은 글로벌시대의 자유경쟁을 기본으로 한 경제 환경과 K-Pop 문화의 역동적 시대에는 낡고 지루하고 답답하고 매력이 없어 보인다.
어떤 나라가 선수 20여명 출전하는 올림픽에 로봇처럼 훈련된 별로 멋있지도 않은 여자응원단을 200명 넘게 뽑아서 보내는가. 그 옛날 너무나 “반공, 반공” 만 지긋지긋하게 외치는 군사정권하에서 북한 구경 못하던 시절에는 공산국에서 온 여자응원단이 멋있어 보이던 시절도 있었으리라.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에서 얘기하는 “쿨”한 태도로 그들을 보는 한국의 20-30대 젊은이들에게서 필자는 한 시대가 흘러갔다는 현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꿈에도 그리던 필자의 고향 의성의 젊은 여성들이 보여준 컬링팀의 쾌거는 올림픽의 은메달만이 아니라, 인구 5만의 시골에서도 글로벌이 가능하다는 기막힌 교훈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지 50년이 넘은 이 늙은 필자가 눈물을 흘리며 시청한 여자컬링 결승에서, 필자는 한국의 저출산으로 생기는 젊은 인구의 감소와 도시집중에서 오는 지방경제의 황폐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가족의 농사를 도우면서도 매일 컬링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세계수준의 기술을 연마한 강하고 아름다운 그 몇 명의 젊은 자랑스러운 고향후배들이 어려운 한국경제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준 것이었다.
마지막 날의 폐회식에서 본 K-Pop의 젊은 한국이 주는 역동적 음악과 율동에서, 온 세계에서 온 젊은 선수들이 흥겨워 따라 춤추던 그 음악과 춤에서 필자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보았다. 그 그림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은, 공산독재를 물리치는 현대의 대답은 그들과 마주해서 싸우는 것보다는, 그들을 지루하고 매력 없는 대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란 대답을 20-30대의 젊은이들이 보여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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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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