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를 늘려주셨으면 한다"던 신의현 선수가 결국 금메달까지 안겼지만 시청자들은 그 순간도 볼 수 없었다.
장애인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신의현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우승한 전날 오후 1시 25분. 그 시간 지상파 3사는 모두 장애인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3·4위를 결정하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전날 신의현의 금메달은 한국 대표팀이 1992년 알베르빌동계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26년 만에 획득한 것이었지만, 지상파는 모두 이를 외면했다. 물론 아이스하키 역시 동메달을 따며 큰 성과를 냈기에 중계가 필요했다. 모든 지상파가 중계에 혈안이 돼 교차 중계에 정신이 없었을 평창동계올림픽과 비교된다.
지상파 3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주요 드라마와 예능을 결방했다는 핑계로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태세를 전환해 각종 새 드라마와 예능을 시작했다.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려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 행사는 이날 오후 패럴림픽 폐회식까지 마쳐야 완전히 마무리되지만, 국내 방송 중계로만 보면 이미 오래전에 끝난 분위기다.
시청자와 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중계 부실'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우리 방송의 패럴림픽 경기 중계가 외국보다 부족하다. 중계 시간을 더 편성해줄 수 없는 것인지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주로 심야에 '하이라이트' 방송으로만 패럴림픽 소식을 전해오던 지상파들은 생중계 시간을 확대해 시청자 요구에 부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프라임타임에는 드라마와 예능 방송을 고수하고 시청률이 낮은 점심때 생중계를 잠깐 보여주는 식이어서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전날 신의현 출전 경기는 낮 시간대였기에 조금만 관심을 쏟았더라면 교차 중계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3곳 중 어느 한 곳도 그런 성의를 보여주지 않았다.
1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아이스하키 중계 시청률은 3사 모두 1%대 정도로 집계됐다. "시청률이 낮아서 광고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상파의 설명은 개최국이 아닌데도 우리보다 훨씬 많은 미국과 일본 등의 패럴림픽 편성시간을 보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파 3사는 이날 오후 8시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을 나란히 방송할 예정이지만, 마지막까지 부실 중계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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