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면용 서비스·보조장치 판매, 미국시장 규모만 20조원 이상
▶ 한국도 불면증 7년새 77% 증가, CGV, 직장인 낮잠공간 빌려주고

영화관 체인 CJ CGV의 시에스타 서비스. [CJ CGV 제공]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면산업이 급부상하자 수면을 뜻하는 영어 단어 ‘슬립’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를 더한 ‘슬리포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한국 수면 산업은 연 2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9만명에서 지난해는 51만5,000여명으로 7년 사이 77.6% 증가했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요 18개국을 대상으로 평균 수면시간을 분석한 결과에서 한국은 7시간49분에 그쳐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33분이 적었고 1위 프랑스와는 1시간 차이를 보였다.
수면산업이 먼저 발달한 미국에선 2016년 관련 시장 규모가 이미 20조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는 지난해부터 슬립테크관이 등장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도 숙면을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최근 들어 수면을 돕는 서비스나 보조 장치, 식품, 침구류 등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국내 최대 영화관 체인 CJ CGV는 2016년부터 서울 CGV여의도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까지 90분간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잘 수 있는 서비스다.
김대희 CGV 홍보팀 부장은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권 종사자가 많은 상권이라는 점에 착안해 시작한 서비스인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늘며 초기 대비 65%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마사지를 받으며 잠을 잘 수 있는 수면카페도 생겨나고 있다. 국내 최초 수면카페인 미스터힐링은 최근 3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미스터힐링 관계자는 “사무직 직장인이나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고객이 늘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숙면 유도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월 사물인터넷(IoT)으로 수면 상태를 측정, 분석해 건강한 수면습관 형성을 돕는 ‘IoT숙면알리미’를 출시한 데 이어 편안한 잠자리 환경과 기상을 도와주는 조명 제품 ‘IoT숙면등’도 출시 준비중이다.
생활ㆍ음향 가전 업체들도 수면시장 고객 잡기에 나섰다. 원액기 제조업체 휴롬은 최근 상추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숙면 유도 효과를 극대화한 ‘새근새근 주스’를 출시했고, 안마의자 기업 바디프랜드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오디오 브랜드 보스는 일상 소음을 제거하고 수면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사운드를 재생하는 이어폰 ‘노이즈 마스킹 슬럽버드’를 출시했다.
호텔 및 레저 업계도 숙면에 초점을 맞춘 환경조성과 상품기획에 공을 들이고 있고, 가구 업계와 인테리어 업계는 숙면 유도 기능성 침구류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수면을 돕는 차와 음료를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의 수면산업과 정책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수면산업과 첨단기술이 접목된 제품ㆍ서비스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고 첨단기술을 융합한 수면산업이 국가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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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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