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서 한단에 1.99달러, 2~3단에 0.99 때 비하면
▶ 평소보다 6배나 오른 셈, 로메인 상추 파동 탓도

최근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상추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타운내 한 마켓을 찾은 한인여성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신은미 기자>
“어, 상추값이 왜 이리 올랐지?”
지난주 LA 지역의 한 한인마켓 채소 코너의 상추 진열대 앞을 지나던 고객들이 한결같이 던진 한마디다. 상추값이 급등하면서 한인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무겁게 하는 한편 상추를 서브하는 한인 식당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6일 한인타운내 주요 한인마켓에서 청상추와 홍상추 한단 가격이 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쌀 때는 2~3단에 0.99달러 하던 것과 비교하면 6배 정도나 가격이 급등한 셈이다.
현재 한인마켓에 공급되는 청상추와 홍상추 1박스(24단)의 가격은 46~50달러 수준. 60달러를 요구하는 도매상도 있다는 것이 한인마켓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오전에 1박스를 46달러에 공급받았다는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1.99달러에 상추를 판매한다는 것은 원가 그대로 판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상추 1단 가격이 2달러를 넘어가면 일종의 가격 저항선이 형성돼 어쩔 수 없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상추 가격이 급등한 원인을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인마켓에서 소비되는 상추류 대부분은 북가주 산타마리아 지역에서 출하되고 있는 상황. 추워진 날씨에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더해지면서 생산지의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라는 의견이 도매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장출혈성 대장균 ‘이콜라이’(E.Coli)에 감염된 로메인 상추의 전면 판매 금지 여파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로메인 상추 수요가 많은 주류 수퍼마켓들이 로메인 상추를 판매할 수 없게되자 대체재로 청상추와 홍상추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상추 가격 급등을 부추키고 있다는 것이다. 마켓 관계자들은 상추 가격 급등 원인을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 청상추와 홍상추의 품귀 현상에 의한 가격 급등에는 동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상추 가격의 급등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인 프로듀스 도매업체인 MD 관계자는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이다 보니 시기적 요인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2~3주 후면 가격이 안정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추 가격이 급등하자 한인 소비자들은 상추 구매 대신 대안을 찾는 모습이 역력했다. 1단 가격이 1.99달러이다보니 평소 때보다 구입량을 반으로 줄이거나, 깻잎이나 오이, 고추 등 다른 대체재 채소를 구입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어느 한 한인 소비자는 세일 중인 야채 샐러드 팩을 구입해 가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고기구이집과 쌈밥식당 등 상추 수요가 많은 업소들은 그야말로 속앓이 중이다. 상추 가격이 급등했다고 해서 공짜로 제공해온 상추를 손님상에 내놓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상추값을 따로 가격을 매겨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업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상추 가격 급등에 대한 대안으로 상추 제공량을 줄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평소보다 70% 정도 줄여서 손님상에 내놓는 업소도 있다.
웨스턴길 선상에 위치한 한 고기구이전문집 관계자는 “남아서 버리는 상추량을 감안해 평소보다 줄여서 상추를 제공하고 있다”며 “손님이 더 요구하면 추가로 상추를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업소의 대안에 대해 한인들의 반응은 이해는 하지만 정량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인 김모씨는 “오리고기를 가족과 함께 먹기 위해 ‘투고’를 해서 집에 가져와 보니 상추가 평소에 비해 절반 밖에 안돼 의아해했는데 상추 가격 때문이라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빨리 상추 가격의 안정화를 바라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식당의 업주는 “소량으로 여러 차례 나눠서 상추를 손님상에 올리고 있다”며 “상추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상추값을 손님으로부터 따로 받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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