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 또는 영혼)이 몸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는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최근에 와서는 ESP(extrasensory perception) 즉 영감, 꿈, 최면상태, 유체이탈(遺體離脫)이라는 out of body experience, NDE(Near Death Experience)이 임사체험(臨死體驗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도 조사 연구되고 있는 사안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낸 급우가 있었다. 그의 집은 자하문밖에 있었다. 하루는 그의 집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그가 제 여자 친구가 고개 넘어오고 있다면서 뛰어나갔다. 그 당시엔 전화가 널리 보급되기 전이라 없을 때였다. 호기심에서 나도 뒤쫓아 갔다. 그랬더니 정말 사전 약속도 없었다는데 그 여자 친구가 고개 넘어 오고 있지 않는가. 한 번은 이 친구가 꿈에 시험문제지를 보았다며 시험보기 직전 그 답을 찾아 확인하기에 설마 했었는데 이 친구 말 그대로였다. 이런 것을 이심전심 텔레파시라 해야 할지 천리안의 투시력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70년대 우리 가족이 영국에 살 때 애들 엄마의 이대 영문과 은사께서 교환교수로 엑스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에 와 계셨다. 어느 날 오후 캠퍼스 풀밭에 잠시 누워 계셨는데 갑자기 주위에 있는 나무들이며 온 자연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으셨다고 신비스러워 하셨다.
우리가 영국 베드포드셔 루턴이란 도시에 살 때 이웃에 악기를 만들고 수리하는 영국 할아버지가 계셨다. 둘째 딸 아이를 위해 1/4 사이즈 작은 첼로도 만들어 주신 분으로 우리 애들이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매년 여름이면 꼭 이탈리아 소렌토로 휴가를 가시는데 내가 한 번 여쭤 봤다.
딴 데도 좀 가보시지 않고 왜 늘 같은 데만 가시느냐고.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할머니와 신혼여행 갈 때 얘기를 해주셨다. 밑도 끝도 없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소렌토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더란다. 소렌토 비행장에 내리는 순간 정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들면서 모든 거리가 익숙하더란다. 내키는 대로 따라가 보니 어느 오래된 집 앞에 도착했는데 18세기에 지어진 석조건물 정문 기둥에 자기 성씨(姓氏)가 새겨져 있더란다. 그러면서 자기가 전생에 살던 집이었나 보다고 했다.
이제 다른 사람 얘기는 그만 하고 내가 겪은 얘기 좀 해보자. 나보다 두 살 위의 작은 누이가 하와이에서 83년 사고로 변을 당하는 장면을 꿈에 본 다음날 전보를 받았고, 한국에서 평생토록 도 닦으시던 나보다 열 살 위의 작은 형님이 꿈에 나타나신 그 다음날 부고를 받았다. 그리고 소식이 없던 친구가 꿈에 보이면 또한 타계소식을 듣게 된 일이 몇 번 있었다.
80년대 딸들 셋이 영국 만체스타에 있는 음악기숙학교에 다닐 때 나는 미국에 있었는데 꿈에 애들을 본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애들로부터 편지를 받곤 했다. 요즘도 전화나 이메일 신호가 울릴 때면 거의 매번 누구한테서 온 전화나 이메일인지 전화를 받거나 이메일을 열어보기도 전에 느낌으로 알게 된다.
이런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불가사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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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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