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신 교수가 25일 KCCP 사랑방에서 제97회 프린스턴 한국문화 강좌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KCCP 사랑방에서 제97회 프린스턴 한국문화 강좌가 열렸다. 안신 박사의 ‘한국 종교문화의 이해’를 주제로 한 이번 강연회에서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 방문교수로 와 있는 안신 교수를 인터뷰했다.
-강연 요지는?
21세기 한국 종교문화의 이해가 주제다. (어느 종교든 종교도 문화의 형태를 띄게 마련이다) 최근 한국의 종교인구(2015년 기준)가 43.9%로 급격히 줄었다. 또한 근래에 한국과 미국의 이민문제도 심각하다. (이는 따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빠른 정보교환 시대에 기존 제도종교들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종교들이 등장하고 있다. 요즘에는 현대문화가 종교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스포츠, 영화, 음악, 게임 등의 문화가 인간에게 의미와 평안을 주는 것이다.
한국문화에 심취한 세계인들의 열광과 환호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은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고 노래한다. 이 메시지는 예수의 사랑, 부처의 자비, 그리고 공자의 인(仁)과 통하는 바가 있다. 종교에 대한 이해는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의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에서 평화롭게 공존하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종교의 미래는?
과거에 종교는 출생의 문제였다. 어느 가정, 어느 문화, 어느 국가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종교가 정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선택의 문제다. 흥미로운 점은 종교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종교가 인간의 기대와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종교를 통해서 삶의 의미와 마음의 평안을 찾지 못하면, 기존 종교의 틀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기존 종교들도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하고, 현대인의 욕구와 필요에 맞게 접근 방식을 다채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21세기의 종교는 특정 종교에 대한 소속감 없이도 믿을 수 있는 형태의 종교로 진화할 것이다.
-동서양 종교적 심성의 차이가 있는데
미국에서 보니 (같은 종교라도) 한국 공동체와 미국 공동체의 모습이 매우 다르다. 동양은 유불선의 문화와 무속의 전통까지 절묘하게 결합되어 전체의 조화를 강조한다. 반면에 서양은 유대교와 기독교가 기층문화로 저변에 뿌리 깊게 깔려 있어 개인의 선택을 보다 중요시한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동양은 보다 더 서양화되고 있고 미국은 보다 더 동양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은 미국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고, 미국은 한국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21세기에는 동서양의 종교적 심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알고 익히는 것은 미래사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사람은 본질적으로 ‘종교적 인간’이다. 그래서 사람은 기존의 종교에 귀의하거나 새로운 종교를 창조하게 된다. 틸리히(Paul Tillich)는 종교를 ‘궁극적 관심’으로, 스마트(Ninian Smart)는 ‘세계관’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 공산주의, 민족주의, 쾌락주의도 일종의 종교가 될 수 있다.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주장처럼, 종교성을 상실해 가는 현대인들은 고대의 문명인들로부터 종교적 삶을 사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마음에 여유를 갖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다.
■안신 교수는
서울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한 후 국비유학생으로 예일대에서 종교철학과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영국정부장학생으로 에딘버러 대학에서 종교학과 세계 기독교를 연구했다. 귀국 후 서울대, 연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는 배재대학교 종교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교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다양한 종교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 종교의 이해>를 비롯한 저서를 출간했다. 2018년 방문교수로 도미,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이승만 박사, 반 고흐, 트럼프 대통령의 신앙과 세계관에 대한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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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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