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엘패소·오하이오에서 13시간 간격 잇따라 발생
▶ 백인 용의자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 …증오범죄 가능성
지난 주말 텍사스 엘패소와 오하이오 데이턴에서 13시간 간격으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의 마늘축제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또다시 미국의 평온한 주말 일상이 난데없는 총성과 함께 악몽의 순간으로 변한 것이다.
■멕시코 국경 샤핑몰 고객 타깃 20명 사망…역대 7번째로 많아=경찰에 따르면 백인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지난 3일 현지시간 오전 10시40분께 AK-47 소총을 들고 소음방지용 귀마개를 착용한 채 엘패소 동부의 샤핑센터 내 대형 월마트에 들어가 난사했다. 당시 샤핑센터엔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 샤핑객 약 3,000명이 몰려 있었다.
한 목격자는 "범인이 한 명 한 명을 겨냥해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범인은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연령대에 상관없이 총을 쏘았다. 사건 발생 6분쯤 뒤 경찰이 도착하자 범인은 별다른 저항 없이 투항했다.
이날 총격으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희생자수는 미 역대 총격사건 가운데 7번째로 많은 것이다.
크루시어스는 사건 20분 전 극우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잇챈(8chan)'에 '텍사스주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인구로 인해 이곳이 민주당 텃밭이 될 것'이라며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성명서를 올렸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언급했다. 이 음모론은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로 50명 이상을 사망케 한 호주 국적의 백인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범행 전 에잇챈에 올린 성명에서도 언급했던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샤핑몰은 주차장에서 멕시코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이날 총격으로 멕시코인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것으로다.
엘패소는 멕시코와 접경한 대표적 국경도시로 사건 현장은 국경으로부터 불과 8㎞ 떨어진 곳. 엘페소와 차로 10시간 떨어진 텍사스 앨런 출신인 크루시어스가 엘페소를 범행 장소로 정한 것은 히스패닉을 겨냥한 것이란 게 수사당국의 분석이다.
■ “1분도 안돼 9명 살해”…용의자 여동생도 숨져=텍사스 엘패소의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13시간만인 4일 새벽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에서 또다른 총기난사가 발생, 용의자를 포함 10명이 숨지고 최소 27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오리건 지구는 술집과 식당, 극장 등이 많은 데이턴 중심가에 있으며, 새벽 시간대였지만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오하이오 벨브룩 출신의 코너 배츠(24)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1분도 안돼 현장 주변을 순찰 중이었던 경찰에 의해 사살당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수사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용의자는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9명을 살해했다는 것으로 대응이 늦었을 경우 대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방탄복을 입고 있었던 용의자는 대용량 탄창을 갖춘 AK 계열 소총을 사용해 참극을 벌였다.
9명의 희생자 중 한 명은 베츠의 여동생인 메간(22)으로 드러났다. 용의자가 무슨 이유로 이같은 총기난사 사건을 벌였는지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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