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마음까지도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산행이었습니다. 제일 먼 곳에서 참가하는 산야님부터 산행지 아랫동네에 사는 본인까지 28분이 함께 했지요. 여름인지 가을인지 애매한 날에 운무가 자욱한 산등성을 오르며 간간이 잎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촉촉이 젖어진 낙엽을 밟으니 오늘따라 차분하고 감성적인 마음이 휘감긴 산행이었습니다. 회장님으로부터 전해 받은 호루라기를 목에 거니 호랑이가 와도 떡 대신 무조건 물리칠 수가 있는 든든한 산행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함께한 산행의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만난 피카님 을 비롯해서 여러 회원과의 토요 산행은 뜻깊은 주말로 이어지는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우리 동네 산책길 옆에는 분명 시청에서 심어놓지 않은 여러 해바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제법 자라난 해바라기와 꽃들을 심어 놓았지요. 생각건대, 그 동네 어느 분이 자진해서 동네의 환경조성을 하는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 T ”자로 이어진 길이기에 누구나 집에서 출발하면 해바라기를 향해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지나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어느 저녁 날 그곳을 산책하면서 나이 지긋한 분이 서로 어긋난 해바라기를 고추 세우며 화단을 가꾸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산책과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그분 덕에 보기 드문 여러 해바라기의 해맑은 인사를 받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즐거움을 만들어 준 분에게 존경과 ‘고맙습니다’는 말을 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살펴보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분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난생처음 유람선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이른 아침 식사하러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어 문이 열렸습니다. 서너 사람이 안에 있었는데 70대인듯한 여자분이 반갑게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굿-모닝하고 답했지만, 그분이 내가 일본사람이겠다는 몇 초간의 생각도 없이 나온 인사였습니다. 참으로 인상 깊은 그 여자분의 인사는 지금까지도 종종 좋은 이미지로 떠 오릅니다. 우리 모두 살아가면서 좋은것을 보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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