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동차의 점프스타터 같은 존재’라는 문장을 영어 어학원에서 배운 적이 있다. 매일 아침 남편과 아이들을 깨워 하루를 열어주는 주부의 일상을 비유한 말이자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 봉사하는 여성의 역할을 잘 드러내준 표현이다.
지난 봄 여성단체 KOWIN(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주관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 독립을 향한 여성영웅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새시대 여성의 역할을 논의했다. 지금까지 여성 독립운동가로 유관순 열사만을 알고 있었던 나는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독립운동에 나섰는지 몰랐다. 독립운동자금을 나르고, 바느질을 하고, 농사를 짓고, 학교를 세우고, 독립자금을 지원한 여성들의 희생은 독립운동의 커다란 힘이 되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웠다. 어머니, 부인, 누이로 독립운동가의 ‘뒷바라지’로만 평가되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의 당당한 주체였던 것이다.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제시간에 배달하기 위해서는 미세스 산타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재미난 노래도 무릎을 치게 하는 것 아닌가.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해온 사회가 점점 더 여성 역할의 중요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력자의 위치로 인정했던 여성의 역할을 주체자로 인식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초부터 여성상위시대라며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역할이 커졌다고 했지만 여성은 이미 예전부터 여성의 인권을 찾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세상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다만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거나 도전하는 노력과 열정에 한계를 두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아닌가 싶다. 결혼을 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감당하다 보면 당연히 경력단절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 이유로 출산을 하지 않는다거나 독신을 선언하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여성들도 많다고 들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는 기준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난 주말 KOWIN 회장 이취임식에 다녀왔다. 선배 여성 지도자들이 이룩한 빛나는 성과와 고귀한 결실이 차세대 젊은 여성들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우리가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다짐이 있었다. 또 많은 여성들이 재능을 발휘하고 사회에 진출해 소외된 이들을 위해 큰힘이 되기를 소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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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옥(재정전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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