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옆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또 수북한 낙옆 위를 걸을 땐 누구라도 시인의 감성이 된다는 것을.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계절의 주인이 어디 따로 있으랴마는 산뜻한 봄기운보다는 가을은 무겁고 중후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말이 나왔을 것 같다. 곧 겨울이 다가오는 가을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이 앞선다. 또 한 계절이 지나면 내년이 오는구나, 내 삶의 시간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생각도 들고, 새삼 어른들의 말씀이 새로워진다.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게 되고, 나중에 뒤돌아볼 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려고 애쓴다. 그렇기에 먼저 삶을 살아본 인생선배들과 현자의 길을 따르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길이 보이고, 나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채워짐이 있다.
이렇게 글재주 없는 사람이 매주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지나온 일상들이 모두 글의소재가 되고,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어떨까를 고민하다 보니 매순간 순간이 참으로 감사하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이야기하는 것도, 한참 사춘기를 절정으로 보내고 있는 우리 큰딸도,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쳤던 일상이었는데 글 쓸 소재를 떠올리면서 이렇게 잠시 쉬어갈 수 있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진심으로 감사하다. 전에는 무심하게 지나온 가을도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형형색색으로 변해가는 나뭇잎들을 보며 계절의 바뀜을 온몸으로 느낀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을 읽어야 한다, 읽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는데… 공부 못하는 애들이 환경을 탓한다고 했던가? 나는 가끔 정말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서 하루종일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책도 보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이리저리 핑계를 대곤 한다. 사실 평상시는 책만 보면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는지 나의 온 지방이 다 눈꺼풀로 몰린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차 안에 늘 책 한권씩을 들고다니며 틈날 때마다 한장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을 보니, 역시 가을인가 보다. 몸도 마음도 지혜도 살찌는, 더욱 빛나는 2019년 가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허진옥(재정전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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