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연은 소중한 것 같다. 그것이 악연이든 필연이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꼭 만나야 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렴풋이 느끼던 이런 인연법을 나이를 먹어갈수록 확신하게 된다. 내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가 된 순간에는 내가 꼭 만나야 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린 듯이 있었고, 그 사람(들)은 일종의 촉매 작용을 하며 내 인생을 어떤 식으로든 바꾸어 놓았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처럼 이런 인연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만남은 아닌 것이다.
예전에 이런 느낌들을 깨달은 후에는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인연은 만들지 않으려고 결심을 했었다. 그때 나름 어린 마음에 이 삶에서 할 수만 있다면 궁극적인 목적은 해탈이었기 때문에 사사로운 만남을 자주 가지거나 어떤 인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바람처럼 이슬처럼 오고가는 그런 인연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는 대신 누굴 만나든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석가의 ‘모든 것은 인(因)과 연(緣)이 합하여져서 생겨나고, 인과 연이 흩어지면 사라진다’는 말은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불교에 관심이 많던 나에게는 인생 경험으로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사실 ‘인연소기 (因緣所起)’라는 말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이 말은 내가 느끼는 만남의 정석인 거 같다. 그리고 불교의 인연법은 다른 말로는 ‘의타기’라고 표현도 하는데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고 ‘다른 것과 서로 의지하여 일어난다’는 말이라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 내가 서로 의지하여 일어난다는 뜻으로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혼자만 서려 한다면 나 또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라고 하겠다.
생각지도 않게 보험일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나의 일상이 돼버린 지금은 정말 아이러니라 할 수도 있다. 전에는 될 수 있으면 안 만나려고 사람들을 피하던 내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궁극적인 목적이 해탈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궁극적인 목적은 좋은 인연 만들기인 것 같다. 영원하거나 절대적인 만남은 없는 대신 좋은 인연이 주는 삶의 풍요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좋은 인연의 씨앗을 내가 뿌리고 가꾸고 거두어야 한다고 매일같이 다짐한다.
<이숙진(보험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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