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 청소부 아저씨이다. 바깥에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날 때면 나는 또 왔구나 생각한다.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의 베큠 소리다. 오늘도 거리의 청소부는 방음막이 귀마개와 두꺼운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으로 신나게 거리 곳곳에 바람을 뿜어내고 있다.
청소란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쌓였던 먼지를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거리의 청소부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밖에 세워 놓았던 자동차는 그야말로 먼지 범벅이 된다. 그리고 온갖 아스팔트 위의 먼지와 쓰레기들은 원래의 위치에서 옆동네로 잠시 이사를 간다. 그들의 새로운 집은 바로 긴 주차 행렬의 공간 자동차 오른편 밑바닥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바람이 불기까지 생활을 한다. 다시 바람이 분다. 그러면 이 쓰레기들은 다시 날아가 아스팔트 위에 쌓이고 그것을 발견한 청소부들은 요놈들 찾았다! 하면서 다시 베큠기로 바람을 일으키며 자신들이 지난번 이동시켜 놓았던 그 장소로 복귀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 덕분에 나는 거리에 세워 놓는 자동차의 세차를 계획보다 앞당겨야만 한다. 어떨 때는 내 자동차 오른편에 있는 쓰레기만이라도 좀 쓸어 보지만 이것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님을 발견하고 곧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거리의 청소부를 보면 마치 먼지 휘날리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같다. 그래서 혹시라도 잠시 그 곁을 걸어서 지나가는 일이 생길 때면 피해서 돌아간다. 누군가가 청소부에게 물어봤을까? 왜 먼지를 날리고 온 동네를 다니고 계시냐고… 늘 속으로만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 역시 직접 그에게 다가가 질문하지 못했다.
문득 아침마다 빗자루로 집안 마당뿐만 아니라 동네 어귀까지 깨끗이 쓸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만일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이 미국 청소부를 만나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참 이상도 하지 젊은이! 왜 그리 동네방네 먼지를 내고 돌아댕길까? 이제 우리 집 앞 동네는 내가 청소할 테니까 더 이상 안 와도 돼요”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을 것 같다. 누구보다도 성격이 깔끔하신 할머니는 매일 아침 마당 쓸기뿐만 아니라 방 구석구석 빗자루질과 물 걸레질로 집안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고야마는 분이시기에... 오늘 아침은 유난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
<엄영미(SF갓스이미지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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