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오픈 정상 박인비…‘아홉수’ 떨쳐내고 일궈낸 승리, 메이저대회 총 7차례 재패
▶ 201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 리우 올림픽 금 등 숱한 기록

박인비가 16일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다. [호주여자오픈 트위터 캡처]
“모두들 제게 숫자 ‘19’에 갇힌 것이냐 물어왔어요. 한국에서 아홉 번째는 행운의 숫자가 아니거든요.”
박인비(32)가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 클럽(파73·6,648야드)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20승이라는 또 하나의 전설을 써내려 갔다. 한국 선수로는 25승의 박세리(43)에 이어 두 번째다. 19승 이후 699일만에 마침내 ‘아홉수’를 떨쳐내고 일궈낸 우승이다.
박인비는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를 적어내며 우승트로피에 키스했다. 박인비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치른 조아연(20)은 4타를 잃어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최근 LPGA투어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팬 투표에서 2010년대를 빛낸 최고의 골퍼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첫 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거둔 그는 총 7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록했고, 2015년 브리티시 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2018년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19번째 우승컵을 든 이후 오랫동안 우승에 목이 말랐다. 19승 이후 1년 11개월 동안 무려 32번의 도전 끝에 20번째 승리를 안았다.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나도 20승 언제 올지 몰랐다. 주변에서도 모두들 제게 숫자 ‘19’에 갇힌 거냐고 물어왔다. 한국에선 아홉 번째가 행운의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20번째 우승을 호주에서 이뤄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주 내내 퍼트가 안정적이어서 우승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올림픽 2연패 도전을 노리던 박인비 이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값졌다. 그는 4년만에 처음으로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해 순위 상승을 노릴 정도로 올림픽 진출에 의욕을 보였다. 이번 주까지 박인비는 세계랭킹 17위로 한국 선수 중 6위였다.
올림픽에 진출하려면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진입하고 한국 선수 중 4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올림픽 2연패를 향한 도전도 탄력을 받게 됐다.
박인비는 “우승이 시즌 초반에 나와 줘서 마음이 편하다”며 “하지만 한 번의 우승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남은 시즌에서 최대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07년부터 함께 한 캐디 브래드 비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박인비는 “비처가 호주 사람인데 호주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며 “많은 호주 팬들도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LPGA 투어는 다음 주부터 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3주 연속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아시아 지역 3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따라서 LPGA 투어 다음 대회는 3월19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파운더스컵이다.
이에 따라 3월 중순부터 다시 시즌을 이어가게 될 박인비는 “쉬는 시간이 충분히 생겼으니 남은 한 달 체력을 보충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미국 본토 대회에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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