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미시간주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차량 시위가 벌어졌다.

15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시간주 주도 랜싱에서 이날 수천 명이 주의회 의사당을 둘러싸고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의 자택 대피 명령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미시간주에선 주민들이 이웃을 방문하기 위해 도로를 횡단하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운전하는 행위까지도 금지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엄격한 조치로 거론된다.

사업장과 학교를 폐쇄했던 휘트머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자택 대피 명령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날 시위를 준비한 '미시간보수연합'과 '미시간자유기금'은 참여자들에게 차량 경적 울리기와 깃발이나 푯말 들기 등을 요청했다.

주최 측은 대중이 모일 경우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고려, 차량을 떠나지 말 것을 독려했으며 이로 인해 도로 정체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칭 '정체 작전'을 펼쳤다.

시위가 시작되자 경적이 울리고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미시간을 다시 일하도록 만들자", "주지사야말로 비필수 인력"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하지 않은 수십 명은 차량이 아닌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가 총기를 휴대한 장면도 목격됐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시위에선 "우리는 죄수가 아니다", "주지사의 (직위) 남용에 반대"라는 푯말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부는 성조기를 흔들며 "자유"를 외쳤다. 참여자가 손에 든 깃발 중에는 '트럼프 2020'이라고 적힌 깃발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일하고 싶다"는 푯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주민 데니 브래들리(33)는 지역 매체 디트로이트뉴스에 가족을 위해 생계비를 벌었지만, 자신이 다니던 자동차 공급업체는 3주간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미시간에선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2만7천명, 1천70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현지 경찰은 시위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단속행위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휘트머 주지사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 시위 참여자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에 대해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시위는 미국 내 다른 주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선 지난 14일 시위자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일부 참여자는 밀접하게 서서 "노스캐롤라이나 재개"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있었다.

지난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선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자택 대피 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의 구호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자신은 이들의 좌절감을 이해했으며 시위할 권리 또한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는 당초 이달 6일 끝낼 예정이었던 자택 대피 명령을 5월 1일까지로 연장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6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하향 안정화 추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