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서 옹알이가 끝나고 처음 말하는 의미어, 엄마. 누 군가 죽음에 직면한, 절박한 순간에 내뱉는 절규이자 마지막 외침 도 바로 이 엄마이다. 언어학에서 보면 러시아어, 중국어, 독일어, 영 어, 일어 등 모두 엄마를‘ 마마’라고 공통적으로 부르듯이 엄마라는 단어는 본질적으로 다른 말과는 다른 독보적인 무엇이 있다. 더 이 상 가족 중 한 사람을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아닌 사랑이란 단어보 다 더 큰 사랑을 품고 있고 맘 한가득 그리움을 담아내는 추상명사 이자 감탄사이다.
그러나, 그런‘ 엄마’가 누군가에게 사랑이 아닌 폭력과 공포로 전 달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더욱 슬픈 사실은 이런 유사 한 일이 해마다 수위를 높여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 서 연이어 일어나는 부모의 아동학대는 가히 엽기적이다.
11살짜리 친딸을 프라이팬으로 지져 지문을 없애고 쇠사슬을 목에 매어 베란 다에 놓고 거의 굶기다시피한 친모, 9살짜리 아들을 60cm 캐리어 에 넣어 질식사 시킨 의붓엄마 모두 엄마였다. 정신적인 탯줄로 지지 와 사랑을 전해주어야 할 엄마들이 이미 병들 대로 병들어 있는 사 람들이었다.
사생활이라는 울타리 때문에 범죄의 사각에서 매일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지금도 가정이라는 이름의 지옥에 서 비슷한 학대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빈곤과 가정불화, 부모들이 겪는 사회적 어려움과 같은 외적 원인이 가족들에게 투사된 것이라 고 하기엔 이미 이들 부모의 정신적 트라우마나 성장과정에서의 내 적 문제들이 간과된 것은 아닐까 의구심마저 든다. 폭력에 대해 높 아진 자극의 역치(threshold)와 마음에 단단히 박힌 굳은살은 타인 의 아픔 앞에서 정서적 공감이나 경각심보다는 무관심을 선택하도 록 종용하고 있고 그 가학성도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주로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태양계를 벗어난 원대한 꿈을 꾸 어 보고 천문학적인 숫자의 부를 축적한다고 한들 행복감을 느끼는 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는 우리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우리 마 음속 자아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훈육이라는 이 름으로 저지른 가혹행위들 이전에 상대방의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 지금 폭력으로 질식 하고 있는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CPR(심폐소생술)이 아닐까.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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