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위험에도 대면수업이냐, 유학생 포기 감수해야 하냐 고민
▶ 일부 대학, 이민국 발표후 수업계획 조정…유학생 “기다리고 있을뿐”
외국인 유학생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규제에 미 대학과 유학생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이번 조치로 미 대학들이 바이러스 전염 위험에도 대면 수업을 할지, 아니면 외국에서 온 유학생 포기를 감수해야 할지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번 가을 학기에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미국에 머무를 수 없다.
가을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대학 소속의 유학생도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학기 중에 '100%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경우 미국을 떠나야 한다.
따라서 하버드대처럼 이미 원격수업 방침을 정한 학교는 강의계획을 바꿔야 할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학교에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들도 세부 지침이 나올 때까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239개 공립·주립대를 대표하는 공공대학연합(APLU)의 버니 버롤라 부회장은 WSJ에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정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라면서 "당신이 외국인 학생이라면 학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비행기에 오르겠느냐"고 반문했다.
몇몇 대학은 이미 발표한 강의계획을 발빠르게 조정해 유학생들의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엘패소 텍사스대는 비자 규제가 발표된 직후 1천400여명의 유학생을 위해 대면 수업, 온라인 수업 등을 혼합한 강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학은 "외국인 학생들의 강의 스케줄이 F-1 비자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여러분 개개인과 협력할 것"이라며 학생들을 안심시켰다.
이처럼 미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는 이유는 유학생들이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몇몇 대학들은 유학생 비중이 15∼20%에 이르고, 수업료 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 더 높다고 신문은 전했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재정난에 처한 대학들이 유학생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미국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역시 골치가 아픈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국적, 소속 대학에 따라 사정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다수 유학생은 코로나19로 봄 학기 교실 문이 닫힌 이후에도 수업 재개를 기다리며 미국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데 이 중에는 여행제한 조치 탓에 귀국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본국에 돌아간 유학생 중 중국, 브라질, 유럽 출신 학생들은 미국의 입국금지 조치에 막혀 언제 학교로 돌아갈지 기약이 없다.
게다가 새로 입학하는 유학생들은 세계 곳곳의 미 영사관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가을 학기 시작 전까지 비자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 발만 구르고 있다.
만약 미국에 올 수 없는 형편의 유학생들이라면 모든 수업을 완전히 원격으로 진행하는 것이 낫겠지만, 소속 대학이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형편이다.
호주 출신 유학생 미리엄 린즈(22)는 자신이 다니는 컬럼비아대의 수업방식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미국행 항공편을 예약해야 할지, 아니면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아봐야 할지를 알지 못한 채 불확실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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