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새로운 자리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선호하는 성 대명사를 말해주길 원한다. 여자는 이름 다음에 she, her, hers를 붙이고, 남자는 he, him, his, 그리고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they, them, theirs가 생긴 것이다. 이진법(binary)의 두가지 성만 있는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이나 물건을 복수로 표현할 때 우리는 they를 쓰는데, 이젠 제3자를 가리킬 때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용도가 등장한 것이다. 더이상 우리 맘대로 겉만 보고 사람의 성별을 판단지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전국적으로 화장실부터 시작하여 의료상담, 결혼, 취업에 이르기까지 두가지 성으로만 나누어 만들어 놓은 우리 사회에서 포함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주 작은 하나의 변화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한 인턴사원이 내 눈에 상당히 여성스러웠는데 꼭 they라고 불러주길 원했고 자신이 선호하는 대명사를 설명하는 전단지까지 가져와서 로비에 진열했다. 자신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한 트랜스젠더 젊은이는 부모님이 지어준 남자이름으로 평생을 살다가 성전환을 마음먹고 여자이고 싶으니 she, her, hers로 불러달라고 사람들 앞에서 용기있게 발표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오랫동안 그를 여자로 부르는데 애를 먹었지만 1년이 지나고 나서 모두가 she, her, hers로 부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본질은 훨씬 복잡하고 우리는 매일 우리 자신을 표현할 언어와 행동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모든 생명체는 절대로 두가지의 성으로만으로 나뉘어 질 수 없다. 대명사 하나로 한발 더 진보하는 느낌이지만 오히려 그런 것을 물어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절대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립서비스로 아무리 배려해도 실질적으로 사회가 주는 상처와 차별은 너무 무섭기 때문이다. 제각기 다른 우리 인간들, 대명사부터라도 모든 존재의 귀함을 일깨워 주길 바란다.
<엘렌 홍 (에스닉미디어 대외언론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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