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 두려워 증언 안해준 게 이제 이해돼”
“아직 용의자가 잡혔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빨리 범인이 확정되고 사건이 마무리됐으면 합니다.”
2016년 4월 23일 버지니아 헌던에서 열린 하우스 파티에 갔다가 칼에 찔린 후 다음날 센터빌 집에서 사망한 이호성 군(사진)의 부친 이강일 씨는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들 피살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은 심정을 전했다.
이호성 군은 강원도 동해시 출생으로 1999년 가족과 함께 엘살바도르로 이주했다가 2005년 북버지니아로 재 이민해 불런 초등학교, 리버티 중학교와 센터빌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사건 당시 조지메이슨대학 3학년(호텔 경영학과)에 재학중이었다.
이호성 군은 당시 친구들과 함께 파티에 갔는데 친구의 쌍둥이 여동생이 베트남 갱들의 시비에 휘말리자 이를 말리려고 하다가 칼에 찔렸고 친구의 부축으로 집에 와서 쉬다 숨졌다.
이강일 씨는 “며칠 전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에서 연락이 와 아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하우스 파티 당시 현장에 있었던 피터 르를 지목했지만 범인으로 단정 짓지는 않았다”면서 “카운티 경찰에서는 지난 4년 동안 계속해서 연락이 왔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피터 르를 포함해 이번에 체포된 갱단들이 지난해 조직을 배신하고 법정 증언에 나섰던 사람을 보복 살해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파티에 함께 있었던 애들이 증언을 해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2주 후 이호성 군을 집단 구타한 것이 베트남계로 확인되고 경찰이 당시 로턴에 거주하는 베트남계 용의자를 방문 수사했지만 법정 증언이 확보되지 않아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당시 목격자는 경찰에 10명에서 15명이 이 군을 집단 구타하는 것을 봤고 이 군이 밟히고, 차이고, 주먹으로 맞았으며 부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목격자는 보복이 두려워 법정 증언을 거부했다. 당시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워싱턴한인연합회관에서 섀론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도 참석한 가운데 수사 진행상황을 발표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된 두 장의 사진도 공개,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증언확보에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제가 되는 듯 했다.
부친 이 씨는 “지난 4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면서 “당시 집에서 호성이가 숨진 것을 가장 먼저 확인한 제 모친은 1년 정도 있다가 중풍이 걸려 돌아가셨고 저는 그 집에 살 수 없어 그해 9월에 이사를 했다”면서 “당시 공황장애도 겪었다”고 참담했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당시 이 씨는 답답한 마음에 사립탐정을 고용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이 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면서 “당시에는 여기저기를 많이 다니는 이삿짐센터를 운영 했는데 지금은 애난데일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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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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