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성 황반변성 질환 40세 이상 7.5명 중 1명 걸려
“정류장에 버스가 들어오는 건 보이는데 버스 번호판만 딱 안 보이더라고요.”
주부 박정숙(61)씨는 최근 갑자기 눈 이상을 경험했다. 다른 건 잘 보이는데 유독 버스 번호판만 안 보이거나, 마주한 사람 얼굴을 볼 때에도 눈ㆍ코ㆍ입 등 얼굴 중심부만 보이지 않았다. 정밀 검사 결과,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AMD)’ 진단을 받았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노인성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눈의 망막 중심 부분인 황반에 출혈ㆍ부종ㆍ시세포 변성 또는 위축으로 시력이 감소하고 실명을 초래하는 변성 질환을 말한다.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13.4%, 70세 이상 24.8%로 나타났다. 이는 40세 이상에서 7.5명 중 1명, 70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으로, 드문 비율이 아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dry type) 과 습성(wet type)으로 분류한다. 건성은 초기, 중기 및 후기 단계중 황반부의 지도 모양의 위축을 포괄 지칭하며, 습성은 후기 단계 중 맥락막 신생 혈관이 동반된 때를 뜻한다.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으나, 후기 중 습성 황반변성은 △갑자기 시력 저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등의 변시증 △중심 암점 등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조수창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유전적인 소인과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했다. 특히 나이ㆍ흡연ㆍ유전적 요인(가족력) 등이 나이 관련 황반변성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 교수는 “특히 나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이는 ‘드루젠(망막색소상피 아래쪽에 쌓이는 노폐물)’이나 색소 변화가 나이에 따라 증가하고,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도 나이가 들면서 효과가 누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자가 진단하는 방법으로 ‘암슬러 격자’가 있다.
30㎝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격자 무늬를 본다 △한눈씩 가리고 중심에 있는 검은 점을 본다 △검은 점을 보면서 주변 선들이 곧게 보이는지 확인한다. 만약 △가운데 점이 잘 보이지 않거나 △선이 휘어 보이고 끊어져 보이거나 △안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안과 전문의의 안저(眼底)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암슬러 격자를 통한 자가 진단이 어려울 경우 한 눈씩 감고 번갈아 비교해 한 눈 시력이 반대편에 비해 떨어지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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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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