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고 싶다” “우울하다”… 좋은마음연구소·가정상담소 등에 상담 급증

조탁현 박사(왼쪽)가 자녀문제로 찾아온 한 학부모와 상담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한인사회에서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들의 정서불안과 우울증, 자살시도 등이 급증해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있는 좋은 마음연구소(대표 그레이스 송), 워싱턴 가정상담소(이사장 신신자), 워싱턴 한인복지센터(이사장 변성림)에 ‘불안하고 우울하다’ ‘죽고 싶다’는 상담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 자살한 센터빌의 한 한인도 우울증이 원인이었으며, 자해와 자살시도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한인 청소년들도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좋은마음연구소의 조탁현 박사는 16일 “팬데믹 이후 우울증 상담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내담자들은 10대~50대까지 다양하며 내담자의 80%가 우울증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 팬데믹 동안에 자기 조절 상실, 활동의 제한에서 오는 스트레스, 실직, 사업실패로 인한 경제적 위기, 가족 간의 소통문제, 자녀의 학교생활 붕괴 등이 꼽힌다.
장기간 이런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우울증 증상들(의욕상실·무력감·식욕상실 혹은 과식·수면부족·불안 등)로 나타나고 결국 우울증을 진단받게 된다는 것. 이런 흐름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것이 불안장애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해 조 박사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펜데믹과 맞물리면서 일상 및 학교·사회생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휴교와 원격 학습으로 인한 또래와의 상호작용 상실, 사회적 고립, 교사 등 어른들과의 상호작용 감소, 대면수업의 부적응 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슬픔, 흥미 상실, 식욕(과식 또는 거식증), 수면장애와 같은 우울증 의 심화 원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가정상담소에서 매주 화요일 무료 상담에 나서고 있는 한수웅 박사(정신과 전문의)도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가정문제와 청소년(Young Adults) 상담이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황 세레나 카운슬러(멘탈 헬스 코디)는 “매달 20건 정도의 청소년 우울증 상담을 받고 있다. 초등생은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행동문제, 중고등학생은 우울증과 불안, 분노조절 장애가 많다”며 “상담소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자살예방 세미나를 지난 여름 실시했으며 내년에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비벡 머시 연방공공보건서비스부대 의무총감이 지난 7일 발표한 ‘청소년 정신건강 보호’ 보고서에 의하면 팬데믹 동안 청소년들의 우울·불안 증세는 2배로 늘었고, 이중 약 25%가 우울증, 20%가 불안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 미국에서 청소년 여학생이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한 횟수는 2019년 동기간 대비 51% 증가했고, 남학생은 4% 늘었다.
이에 앞서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아동청소년정신과학회(AACAP), 아동병원협회(CHA)도 지난 10월에 팬데믹으로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전국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신체 리듬을 회복할 것(특히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중요하다)▷성취감을 느낄 것(이를 위해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그에 맞는 몰입, 심취, 집중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누군가와 만나 말하고 표현할 것(혼자 있게 되면 우울증이 악화될 수 있기에 사람들과 소통하려 애쓰거나 상담이 필요하다)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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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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