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치자 중 최대 30% 장기 증상
▶ 50.5%는 “PTSD로 고통” 겪어
2년 3개월 만의 일상회복 앞엔 큰 숙제가 놓여 있다. 확진과 완치 뒤 수개월 동안 이상증상이 이어지는 ‘롱코비드’ 극복이다. 우리나라 확진자 규모는 전체 국민의 30% 수준인 1,647만 명(19일 기준)이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된 이후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앞으로 롱코비드로 고생할 환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미 일부 병의원들은 ‘롱코비드 클리닉’을 열고 환자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롱코비드가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개별 클리닉의 진단 치료에만 내맡겨 둘 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조사 분석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칫 ‘꾀병’ 취급당할까 봐 환자들 스스로 증상을 가볍게 여기게 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치료 받을 권리’를 명확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제안이다.
똑 떨어지는 합의는 없지만 대개 롱코비드라 하면 ‘7일간 격리 해제 이후, 진단을 내릴 수 없는, 복수의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완치자 중 적게는 10%, 많게는 30%가 완치 뒤 3개월 넘게 여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여성 환자가 많고 호흡기 증상과 피로감은 물론 정신적 장애, 생리 불순, 탈모 등 관찰되는 증상만 200여 개에 달한다.
경기 일산의 명지병원 후유증 클리닉 통계(3월 21일~4월 11일 내원 환자)에 따르면, 격리 해제 후 클리닉을 찾는 데 평균 24.3일이 걸렸다. 한 달 이후 내원한 환자는 전체 545명 중 14%(76명)였다. 격리 해제 후 749일 넘게 후유증을 앓는 환자도 있었다. 증상은 기침이 31%로 가장 많았고, 전신 쇠약 13%, 기관지염·호흡이상 9%, 식도염 8% 순이었다.
이상 증상은 증상 그 자체 못지않게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지난해 4~8월 완치자의 정신건강 수준을 조사한 결과, 확진 후 5~12개월이 지난 380명 중 50.5%(192명)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고 답했다. 45.5%(173명)는 불안하고, 30.5%(116명)는 우울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회복 지연에 대한 스트레스를, 210명(55.3%)은 일상생활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회복까지 길게는 3년 정도가 걸릴 수 있는데 그 와중에도 재감염되다 보니 ‘내가 이렇게나 취약한 사람인가’ 하는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롱코비드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자신의 상태가 이러하니 이렇게 저렇게 치료하면 낫는다, 라는 확신이 없으니 몸 아픈 것 못지않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최준용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메커니즘을 정의하고, 증상별로 구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질병 사례가 무엇인지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기관에 의존하지 말고 정부 주도의 범국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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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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