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보도…의약품·방역 도움 절실하지만 지지기반 위태 딜레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로이터=사진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대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AP 통신은 17일 서울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은 10년이 넘는 집권 기간 '자력갱생'을 통치의 핵심축으로 삼아왔다"며 "외부의 도움을 받는 대신 무너진 경제를 복구하기 위한 내부 전략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으로 수십만 명의 주민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며 "자존심을 굽히고 질병 퇴치를 위해 외부의 도움을 받아들이거나 고립을 이어가다 막대한 인명피해를 감내하는 두 가지"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56명이며, 전국에서 발생한 발열자 수는 148만3천60여명에 달한다.
AP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도움을 받을 경우 이는 김 위원장 통치기반의 근간인 '자력갱생'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부의 도움을 차단한다면 극도로 취약한 북한의 의료 여건을 감안할 때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고, 이 또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 이번 사태가 김 위원장에겐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북한 관영매체의 발표와 달리 실제 상황은 몇 배나 심각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라며 "북한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닥친 최대 위기를 방어하기 위해 사망자수를 축소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4월 25일 열병식 닷새 뒤 공식 확인된 점을 거론,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이 열병식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10년, 김일성 110회 생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이 겹치는 지난달에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역대 최대 인원을 동원해 평양에서 중앙보고대회와 군중 시위(집회), 열병식(군사 퍼레이드) 등을 잇달아 개최했다.
군사 퍼레이드에는 수만 명의 군인과 주민들이 전국에서 동원됐고,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군중들과 찍은 사진이 여럿 공개됐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북한이 실제 외부의 도움을 받아들일지를 놓고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북한은 그간 유엔 주도의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그램인 코백스의 백신 지원을 거부해 왔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유일한 우방인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도움은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 반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산 백신에 의구심이 있는 만큼 한국의 도움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지원 물품을 놓고도 일부에서는 주민 전체를 접종할 수 있는 6천~7천만 회 분량의 백신 지원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예방의 시기는 놓친 만큼 해열제와 진단 키트, 마스크와 생필품 지원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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