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송한’ 버지니아 마리화나 법규
▶ 오락용 판매 허용 법안, 주지사 테이블 위로

버지니아 노폭에 위치한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점.
오락용 마리화나를 허용하는 주가 늘고 있지만 관련 법규는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버지니아의 한 샤핑몰에 새로 입점한 마리화나 소매점에서 의료용 마리화나 카드를 소지한 경우 VA 약물위원회에서 규제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건너편 전자 담배를 파는 소매점에서도 마리화나 제품(델타-8)을 아무런 규제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중독성이 없다고 선전하는 다양한 CBD 제품도 선반 위에 전시돼 있으며 마리화나가 필요할 경우 집에서 직접 4그루까지 재배할 수도 있다. 단 마리화나 씨앗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한 소량의 마리화나를 소지하는 것도 합법이지만 오락용 마리화나를 구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마리화나 관련 법규에 대해 주 의원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딕 새슬로 상원의원은 “마리화나를 갖고 있는 것은 합법이고 파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며 “대부분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지난 11일 개원한 VA 의회에서도 마리화나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이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된 의회에서 초당적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영킨 주지사가 자신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에 서명할지도 의문이다.
영킨 주지사는 주 의회에서 통과된 마리화나 소매점을 승인하는 법안에 서명할지 분명히 밝히지 않고 “우리는 마리화나, 델타-8 제품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과자와 비슷한 포장의 마리화나 제품이 어린이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바로 잡을 것”이라며 “다른 법안은 아직 의회에서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여러 공화당 의원들이 2024년 또는 2025년부터 마리화나 소매점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공화당 타드 길버트 하원의장은 “아직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의원들이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소매점 규제 법안을 함께 처리하지 않아 이러한 혼란이 야기됐다”고 불평하며 “이 문제는 계속 논의될 것이지만 미숙한 법안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주지사의 결정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다.
막대한 수익사업이 될 수 있는 마리화나 소매점 허용법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적 약자인 소수계, 경제적으로 불우한 지역사회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회기에 제출된 다양한 관련 법안은 ‘주 정부가 소매점 면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으며 이미 의료용 마리화나를 판매하는 회사가 오락용도 판매하도록 할 것인지 등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
공화당 정부는 마리화나 판매 업체는 주 정부에 1천 달러를 내고 등록하고 법규를 위반할 경우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업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이들은 공화당, 민주당 상관없이 다수의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로비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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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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