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로비 데이’맞아 총기옹호단체 집회
▶ 민주당은 총기 규제 의제 공개로 맞불

지난 16일 ‘버지니아 로비 데이’를 맞아 총기옹호 단체들이 리치몬드 주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풀기 힘든 숙제, 총기문제를 두고 버지니아 주 의회가 위치한 리치몬드에서 다시금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버지니아에서는 전통적으로 매년 1월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버지니아 로비데이’로 정해 여러 단체들이 시위를 전개하며 저마다의 목소리를 주 의회에 전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총기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충돌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올해도 총기권리를 주장하는 단체에서 수백명이 참가해 “총기 휴대 허가제를 폐지하고 헌법이 보장한 총기 소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0년 2만명이 참가했던 집회와 비교하면 올해는 수백명에 불과했으며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는 행사장 출입이 금지돼 2020년과 같은 긴장감은 없었다. 버지니아는 공공시설에서 총기휴대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 또한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 아만다 체이스 상원의원은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법은 필요 없다”고 말했으며 “총기가 우리의 생명을 지킨다”고 외치는 시위대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오는 11월 투표로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편 올해 선거에서 다시 하원을 탈환하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 16일 총기 폭력 예방을 위한 의제를 공개했다. 민주당 단 스캇 하원대표는 “총기는 모두에게 해를 입히는 전염병”이라며 “민주당 하원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댄 헬머 하원의원은 15발 이상의 탄창, AR-15 자동소총과 같은 공격용 무기를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총기 구입 연령을 높이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육사 출신인 헬머 의원은 “내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터에서 갖고 다녔던 무기를 동네 주택가에서 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은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버지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6살 아이가 엄마의 총을 학교에 가져가 교사에게 발포한 사건으로 인해 총기 보관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총기 소유주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법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버지니아의 월마트에서 한 직원이 불과 몇 시간 전에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해 다른 직원들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으로 인해 총기 구매 후 바로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대기하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구입 후 10일이 지나야 총기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총기 피해자 가족단체와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단체들도 리치몬드에 모여 “의원들이 책상에 앉아 총기규제를 논의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총기에 희생되고 있다”며 보다 실질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글렌 영킨 주지사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총기 폭력 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공공안전을 위해 2천명 이상의 경찰관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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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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