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률 3%→2.5%로 하락, 5월 402만명·50만명 감소
▶ 코로나 팬데믹발 급여 급등, 힘의 균형 다시 기업으로
미국 내 직장인들의 자발적 퇴사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고용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나 방금 직장을 때려치웠어. 새로운 동력을 찾을 거야. 회사 일은 날 정말 힘들게 해.” 2022년 6월 미국의 유명 가수 비욘세가 발표했던 ‘브레이크 마이 소울’(Break My Soul)의 가사 일부다. CNN은 당시 이 곡을 ‘대퇴사 시대의 찬가’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자발적 퇴사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캔자스주의 유통서비스 업체인 베리티브에서 근무하고 있는 줄리어스 머핀스는 현재 직장에 만족하고 있다. 경영층이 대퇴사 이후 대폭적인 급여 인상과 함께 육아 휴직, 이익 공유제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엔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머핀스는 “40세가 아직 아니지만 경제 불확실성으로 재취업 가능성이 줄었다”며 “급여도 오르고 근무 조건도 개선돼 지금 이직을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설 항공업체에서 조정사로 근무하고 있는 제이슨 크레인도 이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팬데믹 때 실직해 2021년 현재 직장에 취업한 그는 진급도 하고 연봉도 상승해 현재 18만달러를 받고 있다. 예전 연봉의 3배다. 그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다”며 “불경기가 다시 찾아 오면 신입 조정사가 먼저 해고된다는 점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직 대신에 현재 직장에 만족하는 미국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6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더 높은 연봉과 근무 환경을 찾아 대퇴사를 감행했던 미국 내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발적 퇴사 현상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용 시장에 변화의 새로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자발적으로 퇴사한 이는 40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인 2021년 11월 450만명보다 약 50만명 감소한 수치다.
전체 고용자 중 퇴직자 수를 표시하는 소위 퇴직률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평균 2.5%였다. 지난해 4월 3%에서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퇴사자 수가 감소한 데는 기업들의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팬데믹 이후 2021년부터 자발적 퇴사자가 급증했다. 2021년 비농업 부문에서 자발적 퇴사자의 수는 4,771만3,000명이었고 2022년에도 5,036만2,000명에 달했다. 전 산업에 걸쳐 기업들은 구인난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기업들은 기존 직원 이탈 방지와 신규 직원 확보를 위해 대폭적인 급여 인상과 함께 근무 조건을 개선하면서 유인책을 써왔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 사태가 이어지면서 자발적 퇴직자의 재취업 기회 가능성도 줄어들자 퇴직 보다는 현재 직장에 남아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결국 자발적 퇴직자 감소 현상은 미국 고용 시장에서 힘의 균형이 기업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는 신호라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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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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