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 렌트비 0.5% 하락, LA 5월 중간 가격 $ 2,833
▶ 떨어져도 비싸 부담 여전, 연내 추가 하락세 기대감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가주 지역 렌트비가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세입자들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렌트 사인이 걸린 아파트의 모습. [박상혁 기자]
미국 주요 도시의 렌트비가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지만 ‘찔끔’ 하락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주의 경우 절대적 가격이 매우 비싸 임차인들의 부담은 여전히 매우 큰 상황이다. 다만 시장의 흐름이 방향 전환을 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하향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9일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5월 미국 50개 주요 도시 렌트비 가격 중간값은 1,73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렌트비의 선행 지표인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료 역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떨어지는 폭이 크지 않은 수준인 것이다. 주거 형태별로 살펴보면 원룸스튜디오의 가격은 전년 대비 2% 상승했고 원배드 역시 0.4% 올랐다. 가격대가 높은 투배드가 -0.5% 하락해 전체 렌트비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에는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콘도 등 다양한 임대 방식이 모두 포함됐다.
도시별로 하락폭 차이도 큰 편이다. 리얼터닷컴 조사에서 5월 렌트비 중간값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네바다 라스베가스로 전년 대비 6.0%가 하락했다. 하락폭 2위는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로 작년 5월보다 5.9%가 떨어졌다. 이외에는 애리조나 피닉스(-5.7%), 텍사스 오스틴(-5.6%),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4.0%)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자위 슈 리얼터닷컴 분석가는 “향후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중서부 지역 도시의 렌트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료 확보 문제로 뉴욕과 뉴올리언스, 코네티컷 등 일부주는 빠졌다.
가주의 경우 전체 평균과 마찬가지로 렌트비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이다. 실제 리얼터닷컴 조사에서 렌트비 하락률 상위 5곳에 든 샌프란시스코(2,844달러)와 리버사이드(2,302달러) 경우 임대료 중간값이 하락폭이 더 큰 도시들(라스베가스 1,531달러·피닉스 1,663달러)보다 컸다. 렌트비가 같이 하락세를 보여도 가주에 사는 사람들은 주택 임차에 여전히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것이다. LA의 경우에도 5월 임대료 중간값이 2.6% 하락했지만 가격은 2,833달러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체 수입의 3분의 1, 심지어 2분의 1에 육박하는 비용을 렌트비에 쏟아붇고 있는 등 세입자의 재정부담이 심각하다. 타주로 이주하는 주민들도 LA 등 가주의 높은 렌트비를 주요 이유로 지적하기도 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렌트비 하락세가 향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통계별로 차이는 있지만 미국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으로 방향을 튼 주택 임차료 역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리얼터닷컴은 중기 주택 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임대료가 작년에 비해 0.9%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추가 하락세가 크지는 않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렌트 수요가 일부 하락하고 있는 점도 향후 추가적인 임대료 하락을 부채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레드핀이 집계하는 렌트 수요 지수는 5월에 전년 대비 0.6% 하락했다. 비싼 임대료에 다수의 세입자가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가족이 있는 집으로 들어가면서 수요가 꺾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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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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