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보면 선지자는 자기 고향과 자기 친척과 자기 집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말씀이 있다.
한자에도 친불경(親不敬)! 숙생멸(熟生蔑)! 이라는 말이 있다. 뜻은 “친해지면 공경하지 않고, 익숙해지면 경멸이 생긴다”는 뜻이다.
또한 그리스 속담 에도 “익숙함이 모욕을 낳는다; Familiarity breeds contempt”는 말이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인가에 익숙해지게 되면, 그 익숙함으로 인해 그것의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들과 관계에서 익숙한 관계가 되면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잘 범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관계가 아마 가족관계일 것이다. 우리들은 때때로 가족들을 대할 때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보다 함부로 대할 때가 있다.
육아 전문가가 아이를 키울 때 하는 조언이 있다. 남의 집 아이 대하듯이 하라는 것이다. 내 아이를 키울 때 남의 집 아이 대하듯이 하면 육아에 성공한다고 육아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왜 이런 말이 나올까요? 늘 함께 있기 때문에 익숙해져서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기 때문이다.
특별히 배우자를 대할 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가족들 가운데 가장 익숙한 사람은 아마도 배우자일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 상대이기 때문에 배우자를 함부로 대할 때가 있다. 또는 배우자의 필요에 민감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가장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배우자일 때가 많다.
이 모든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익숙함 때문에 소중함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가수 박진영씨가 후배 가수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잠시 본적이 있다. 가수 박진영씨는 반복적인 생활을 하기로 유명하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고 같은 시간에 노래 연습을 하고, 같은 시간에 춤 연습을 하면서 반복적인 삶을 영위한다. 그런데 자신이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바로 이 반복적인 삶을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매일 반복하는 이 생활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가수로 성공할 수 없다고 후배들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필자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영적 생활의 성공여부는 반복에 있다. 매일 매일 성경을 읽는 것, 매일 매일 기도를 하는 것, 매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과 같이 영적 생활을 규칙적으로 반복할 때 기독교 영성은 깊어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도와 말씀을 보는 것이 이렇게 규칙적이고 반복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게 되고, 익숙해지면 기도와 말씀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에 영성 생활의 딜레마가 있다.
이처럼 익숙함에는 양면성이 있다. 익숙함은 한편으로는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게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익숙함은 보다 깊은 사람들과 관계, 보다 깊은 영적 생활, 보다 실력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생의 성공 여부는 여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은 익숙함을 가지고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게 되느냐, 현재 보다 더욱 성숙함으로 가게 되느냐에 따라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인생이 되느냐, 소중한 것을 더욱 더 발전시키는 인생이 되느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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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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