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여당 속 야당’ 역할…‘윤-한 갈등’ 반복돼
▶ 韓 “포기하지 않는다” 정치행보 지속 시사…재기 가능성엔 전망 엇갈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한국시간 기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62.8%(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합산)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이다.
한 대표는 4·10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때부터 줄곧 '변화와 쇄신'을 앞세웠다.
사실상 '여당 속 야당' 전략을 추구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벌어졌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의대 증원 문제 등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앞세우며 친윤(친윤석열)계 및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한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친윤계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원팀'이 돼야 할 시점에 한 대표가 갈등을 유발했다고 비판했지만, 일각에서는 여권 악재가 쏟아진 데도 불구하고 '개헌 저지선'을 지켜낸 것은 한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대표는 당 대표로 취임해서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반대,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입장을 내놓으며 대통령실의 변화를 압박했다.
특히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이른바 '3대 해법'(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을 공개 건의하고 나서면서 당정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이를 두고도 친윤계는 한 대표가 '자기 정치'에만 골몰한다고 비난했지만,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한 대표는 계엄 및 탄핵 정국을 맞아 윤 대통령 및 친윤 세력과 완전히 갈라섰다.
한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위헌·위법한 계엄"이라며 비판 입장을 냈고, 이후 당론을 거슬러 '탄핵 찬성'을 공개 주장하며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한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쏠린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만난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한 대표가 휴식기를 거쳐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 대표가 국민의힘 내에서 재기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져 보수층의 지지를 잃었다고 평가한다.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거쳐야 할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향후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죄 수사 및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한 대표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계엄 사태에 대해 비판 여론이 큰 상황에서 여권 내 이탈표를 끌어내 사실상 탄핵안 가결에 기여한 한 대표의 역할론이 시간이 지나며 재조명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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