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국제영화제서 ‘배우 특별전’… “연기 활동 30년, ‘선생님’은 비현실적”
▶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에 행복…케이팝 대단함에 놀라”

배우 이병헌이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4 [연합뉴스]
"('오징어 게임'이)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오락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작품에) 사회적·정치적·경제적인 이슈들이 다 들어가 있어요. 지금의 세상을 축소해 놓은 곳이 '오징어 게임' 공간이 아닌가 싶어요."
이병헌이 4일(한국시간) 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이병헌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인간성의 부재를 전 세계 모두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에서 서바이벌 게임 주최자인 프론트맨으로 출연했다.
그는 "황동혁 감독은 천재적 이야기꾼이라 생각한다"며 "그 사람이 만들어낸 이야기여서 당연히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실험적이어서 '쫄딱 망하거나 아주 성공하겠구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며 처음 대본을 받은 당시를 떠올렸다.
이병헌은 지난 3일 개막한 BIFAN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더 마스터: 이병헌'이란 이름의 특별전은 이날부터 13일까지 열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등 그의 대표작 10편을 상영한다.
1991년 데뷔한 이병헌은 "활동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영화를 선정하면서 참 많은 작품을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며 "후배들이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괴리가 느껴진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이병헌은 최근 연이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가 목소리로 연기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병헌은 "몇 년 전 미국에 갔을 때 기획자들과 몇 번 미팅했다"며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건 알았지만, 소니 픽처스가 그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편으로 작품이 공개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지 의구심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레퍼런스 그림이란 것을 봤어요.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더빙할 때는 완성품을 봤던 것과 달리 밑그림으로 설명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상상하기가 어려웠어요. '왜 이렇게 그림을 못 그리지', '좀 더 잘 그리지' 속으로 그랬어요.(웃음)"
그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신나고 행복한 일"이라며 "케이팝의 현재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스레 놀라는 감정도 있다"고 했다.
이병헌은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한국어판에서도 목소리 연기를 한다.
그는 "아직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며 "'킹 오브 킹스'는 함께 극장에 가서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불교 신자지만 종교와 관계 없이 좋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이들 작품의 성공을 언급하며 최근 제기된 한국 영화 위기론에 관해 희망 섞인 견해도 내놨다.
그는 "확실히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탈출구처럼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게 생겼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장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모든 영화인의 꿈은 언젠가 할리우드에 가는 거예요. '나의 창의력을 발휘해 (세계인들에게) 깜짝 놀랄 순간을 맛보게 하겠다'고 대부분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할리우드에 직접 가야 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어떤 나라에서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면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영화 이상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일 기회가 생겨요. 그 성과 또한 어마어마하게 달라져요."
이병헌은 "비록 극장이, 영화가 어려움 겪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병헌은 자신의 연기론도 들려줬다. 그는 배우의 필수 덕목으로 공감대를 꼽았다.
"모든 사람은 수천 가지 캐릭터가 이미 자기 안에 있어요. 내게 작게 있는 성격이더라도, 인물을 연기할 때 그것을 극대화해야 지금 읽는 시나리오 속 인물을 그려낼 수 있어요. 극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헌은 "특별전을 하는 것은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또 특별전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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