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세업계 부진 심화
▶ 5년새 매출 10조원 가까이 감소
▶ 올리브영 등 소비 변화 영향br>▶ 공항점 매출 전년비 20% 늘어
신라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에 인천공항 철수를 결정하면서 공항 면세점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진짜 위기는 시내 면세점에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비중이 훨씬 큰 시내 면세점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반토막 나는 등 공항점에 비해 더욱 큰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점 매출 추락이 장기화되면 면세 업계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3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이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하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DF2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항 임대료를 둘러싼 논란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시내 면세점의 부진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면세점 총매출(9,199억 원)에서 시내 면세점(6,452억 원) 비중은 70.1%에 달한다. 공항점(출국장) 매출은 2,307억 원으로 비중은 25.1%에 불과하다. 이처럼 업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시내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8% 감소했다. 반대로 공항 출국장 매출은 전년보다 19.7% 증가했다. 공항 임대료 문제가 부각되는 동안 시내점 부진이라는 구조적 위기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시내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액은 11조3,239억 원으로 2019년(21조308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불과 5년 사이에 약 10조 원의 매출이 증발한 것이다. 감소폭은 46.1%에 달한다. 공항 출국장 매출도 2019년 3조2,520억 원에서 2024년 2조2,767억 원으로 줄었지만 충격의 강도는 덜했다. 시내점 부진이 심화되는 이유는 주고객인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쇼핑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신라·신세계도 예외가 아니다. 지점별 매출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양사의 인천공항점 실적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인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시내점 부진을 보전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인천공항과 정부가 임대료 인하 요구에 냉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면세업계가 기대를 거는 돌파구는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다. 정부가 이달 29일부터 무비자 제도를 시행하면서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 메이저 면세점 4사는 시내점 회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는 연말까지 단체관광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해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서울 시내 명동본점에 대한 면세점 특허 기간을 2030년까지 5년 연장했다. 중국 광저우 CITS 여행사, 칭다오여유그룹과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시내점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100달러 이상 구매 시 적립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시내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여행업체와 손잡고 마이스(MICE)와 인센티브 단체 등 소규모 고부가가치 단체 유치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몰에서 12% 할인 쿠폰, 최대 10만원 추가적립금, 면세포인트 증정 등의 할인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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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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