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에서 영장류 장기 관찰 동물행동학 선구자
▶ 1년 300일 세계 돌며 동물보호 위한 인간의 변화 호소

제인 구달 박사[로이터]
세계적으로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제인 구달 연구소는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연구소 설립자인 구달 박사가 미국 강연 투어로 캘리포니아에 머물던 중 이날 자연적 요인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동물학자로서 구달 박사의 발견은 과학에 혁명을 일으켰고, 그는 우리 자연계 보호와 복원을 지치지 않고 옹호했다"고 말했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성장한 구달의 동물에 대한 열정은 어린 시절 '타잔', '닥터 두리틀' 같은 아동문학 고전을 읽으며 시작됐다.
어려운 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런던에서 비서로 일한 그의 인생은 한 친구의 초대로 1957년 케냐를 방문하면서 바뀌었다. 그곳에서 만난 저명한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가 구달을 영장류 연구로 이끈 것이다.
탄자니아 서쪽의 곰베 지역에서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 구달은 인간 고유의 특성으로 여겨졌던 도구 제조와 사용을 야생 침팬지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1964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기존 연구가 포획 상태의 침팬지에 대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구달은 장기간 야생 상태의 침팬지를 체계적으로 관찰·연구하는 방식으로 동물행동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방송을 통해 세계적 명성과 '침팬지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얻었다.
구달은 침팬지 서식지가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침팬지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1977년 곰베 연구 지원과 아프리카 환경 보호를 위해 본인의 이름을 딴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은 구달에게 '어머니 대지의 자매'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줬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그는 연평균 300일을 세계 각국을 여행, 현지 당국·지역사회와 만나며 자연 보전을 위한 인간의 변화를 호소했다. 이 같은 세계여행은 90대가 되도록 계속됐다.
1991년에는 어린이를 환경운동가로 성장시키는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Roots and Shoots)을 출범시켰다. 탄자니아 어린이 10여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100여개국 10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희망의 이유: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과 여러 아동 서적 등 30여 편을 냈다.
구달은 생전 지구의 회복력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희망이 있다.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가능한 한 가벼운 생태학적 발자국을 남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1년 한 인터뷰에서는 "동물을 향한 (인간의) 태도를 바꾸려고 할 뿐이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조금 바꾸고 싶을 뿐"이라며 "내가 그걸 이룰 수 있을까? 아니겠지만, 그래도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달은 1964년 네덜란드 사진작가 휘호 판 라빅과 결혼해 아들을 1명 뒀지만 1974년 이혼했다. 1975년 결혼한 탄자니아 국립공원 관리자 데릭 브라이스슨과는 1980년 사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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