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서 오리건 주방위군 투입 제동 걸자 대체 투입…권력 남용”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로이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리건주의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했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대신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리건 주방위군의 연방군 전환 시도를 차단한 법원 명령에 대응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300명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배치하고 있다"며 "이들은 현재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는 숨이 막힐 정도의 법과 권력 남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법치 자체를 거리낌 없이 공격하며 위험한 말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 싸울 것이지만, 미국 대통령이 보여주는 이처럼 무모하고 권위주의적인 행태에 국민이 침묵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소송한다"며 "그는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우리 군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것은 끔찍하고 비미국적(un-American)이다.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리건주에 대한 주방위군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포틀랜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주요 시설이 폭력적인 급진좌파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국방부는 포틀랜드에 60일간 주방위군 200명을 투입하겠다는 공문을 오리건주에 보냈고, 이에 맞서 오리건주와 포틀랜드시는 법원에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긴급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연방법원의 카린 이머거트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방위군 투입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소규모 시위가 연방 군대의 투입을 정당화하지 못하며 이를 허용할 경우 오리건주의 주(州) 자치권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머거트 판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중 직접 임명한 연방 판사인데도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판사들조차 정치적 반대자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오리건주 최대 도시인 포틀랜드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에서는 ICE의 공격적인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도심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지역을 범죄와 불안이 만연한 도시로 규정했으며, 특히 포틀랜드에 대해서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불타는 도시"로 묘사했다.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도시들을 괴롭히는 무법 상태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카고에 주방위군 3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포틀랜드 주방위군 투입에 대해서는 법원의 중단 명령이 내려진 이후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야당인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기를 들며 정치적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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