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포한 직후 사형선고 테헤란 곳곳 시신 안치”
▶ 시위에 코너 몰린 이란 “미와 소통, 핵협상 고려”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가 격화하고 당국이 강경 진압하면서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12일 미국과 핵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혈 사태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서자 이란 당국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대화를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아랍권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는 미국이 공정하고 정당하게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준비가 된다면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시위 전후로 소통을 이어왔다며, 윗코프 특사와 직접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여럿”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 몇 가지 방안을 논의했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며 “미국이 제안한 구상과 우리나라에 대한 위협은 양립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몇몇 강력한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군사개입 여지를 입에 올리면서도 “이란 지도자들이 어제 전화했다. 그들은 협상하길 원한다”며 대화 여지를 둔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장관은 자국 내 시위 상황을 두고서는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시위대 속에 침투해 보안군과 시위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외부세력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주재하는 외교관들과 만나서도 “시위가 폭력적 유혈사태로 변질된 것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구실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한 것도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끌어내려는 의도라면서 “우리는 전쟁에 대비하고 있지만 대화도 준비됐다”고 언급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특히 시위대에 무기가 배포되는 영상 자료를 확보했으며, 당국이 곧 체포된 이들의 자백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말 사이 폭력이 급증했다면서도 “현재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일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시위 16일째인 이날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이라고 한다. IHR은 이 수치가 직접 확인했거나 독립된 두 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망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8일 수도 테헤란 인근 카라즈 지역에서는 시위에 가담했던 남성 에르판 솔타니(26)가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14일에 형이 집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까지 이란 31개주 전역에 걸쳐 585개 지역에서 시위가 이어져 민간인과 군경을 합쳐 54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단체는 추가로 보고된 사망 사례 579건의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테헤란과 인근 카흐리자크 지역의 법의학시설에 다수의 시신이 보관됐다는 내용의 영상과 정보가 확산했다고 HRANA는 설명했다. 일부 영상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이같은 시신이 최대 250구에 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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