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향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얍 판 츠베덴(Jaap Van Zweden)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서 지휘했다. 츠베덴은 공석으로 남아있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임시 음악 감독이기도하다. 지난해 9월 개막 연주회 이후 SF 심포니에서의 두번째 공연이기도 했다. 츠베덴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현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이라는 점때문이지만 그의 경력이 특이하기때문이다. 츠베덴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19살때 최연소로 암스텔담 콘세르트헤바우의 악장으로 임명될만큼 탁월한 음악성을 과시했다. 이후 지휘자로 이력을 옮긴 그는 달라스 심포니, 뉴욕필 등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화력한 경력도 경력이지만 2012년부터 10년간 홍콩필을 이끌며 아시아 최초로 (그라모폰 선정)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뽑히는, 오케스트라 조련사라는 별명이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조련사라는 별명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는데 홍콩 필하모닉 시절 단원들을 지나치게 닥달하는 바람에 노이로제에 걸린 단원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는 사실이 발표되어 한때 논란을 산 적도 있었다. 음악에 열정이 큰 만큼 성질도 다혈질적이어서 가끔 단원들에게 심한 욕을 퍼부어 인격모독으로 비난받았는데 그 스스로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과잉반응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츠베덴은 오케스트라 조련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상임 지휘자 공백으로 리더십 부재에 빠져있는 SF 심포니를 확실히 통솔하는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열정과 음악성, 리더십 3박자를 모두 보여준 명연주를 펼쳐보여 갈채 받았다. 물론 이날(1월29일) 연주회는 부르크너라는 다소 엄숙한 작품과 츠베덴이라는 강한 이미지가 맞어떨어진 조합때문이기도 했지만 츠베덴이 최소한 최고의 음악성을 끌어내는 통솔력있는 지휘자라는 점만큼은 SF 팬들에게 각인 시킨 연주회였다. 정명훈 이후 다소 표류했던 서울시향의 미래를 밝게 해준 연주회이기도 했으며 그의 표현대로 정명훈이 닦아놓은 다이아몬드를 빛나게 해 줄 좋은 지휘자를 만났다는 생각이었다.
이날 연주회는 임마누엘 엑스의 피아노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협주곡 25번과 부르크너의 교향곡 7번이 연주됐다. 임마누엘 엑스가 워낙 대가이기 때문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무리없는 호흡이 호평받았으며 2부순서에서는 부르크너의 엄숙한 교향악 사운드가 대 성당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할만큼 고고하고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청중들을 압도시켰다. 츠베덴은 암스텔담 콘세르트헤바우 시절부터 악장으로 있으며 하이팅크와 같은 대지휘자와 함께 부르크너의 많은 작품을 연주했던 만큼 익숙한 솜씨로 부르크너의 명작을 요리해 나갔으며 깊이와 열정이 담긴 츠베덴의 지휘에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베토벤이후 말러,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 등과 함께 최고의 교향악 작곡가로 이름을 남긴 부르크너는 9개의 교향곡을 남겼는데 9번은 미완성으로 그쳤지만 특이하게 0번이라는 교향곡들이 남아있어 사실상 11개의 교향곡을 남기고 사망했다. 부르크너가 남긴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4번(로맨틱)이며 가장 부르크너다운 곡은 아다지오가 있는 교향곡 8번이었다. 그러나 부루크너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가장 뛰어난 작품은 바로 교향곡 7번이었다. 이날 연주회는 왜 부르크너의 교향곡 7번이 뛰어난 작품인가를 보여준 명곡, 명지휘의 날이기도 했으며 언론도 츠베덴의 지휘역량을 크게 치켜세웠다.
1883에 발표된 교향곡 7번은 바그너가 사망한 뒤 2악장에 추모의 선율을 담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교향곡 중에서는 처음으로 바그너 튜바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끝부근에 장엄한 소닉 사운드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2악장이 특히 유명하다. 부르크너는 바그너를 추종하여 당시 비인 음악계를 주름잡던 브람스파의 맹공에 늘 곤욕을 치렀지만 교향곡 7번만큼은 발표되자 마자 극찬받았고 이때문에 당시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부르크너라는 이름이 전 유럽에 퍼졌으며, 이때 부르크너의 나이 이미 60이었다. <상세정보 : www.sfsymphon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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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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