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은 별난 달로 보인다. 벌써 보름 전에 꽃달(Flower Moon) 즉 첫 보름달을 즐겼고, 앞으로 보름 뒤에 푸른달(Blue Moon) 곧 두번째 보름달을 누리게 된다. 그 경우를 당하여 기억되는 것을 다소 적어본다. 한국에서는 지난주에 어린이와 어버이를 기리는 날들을 통해 남녀노소를 두루 살펴보며 그분들 은혜로움을 되새겼다. 이제는 정신적 어버이인 스승의 고귀함을 기리는 때. 근대에 우리 겨레가 스승삼는 세종대왕 탄신일을 즈음하여,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며 되갚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된다.
필자에게는 이 무렵 복이 겹게도 몸과 마음 모두 다행한 기쁨을 누린다. 혈연(血緣) 즉 육체적 가족관계로는 세종임금을 18대할아버지로 기억하면서, 법연(法緣) 즉 정신적 전통으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근본 스승으로 삼아 진리를 추구하며 바람직한 사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석가세존(석존)으로부터 법맥으로 제33대 제자인 조계 혜능 조사의 가풍을 본받아 이어온 신라의 도의(道義) 명적선사를 종조로 모신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석존을 기리는 베삭절에 즈음하여 특별한 축복감을 가득히 누린다.
근래에 한국 언론 매체에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글의 최초 활자본인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즉 세종임금이 한글을 만들어 처음 그 사용법을 모범으로 보인 작품인바, “달이 천 강에 비침을 기린 노래”를 오늘의 민중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그 가치와 의미를 드러내 보이려는 노력이 보도됨을 보았다. 여기서 달은 진리의 몸인 석존의 법신(法身)을 상징하며, 강은 개인이나 각각의 생명체를 가리켜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빛이 모든 중생들에게 고루 비치고 영향을 줌을 비유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부처님의 거룩함을 보임과 아울러, 누구라도 그 빛을 받아들임을 통해 불성을 깨닫고 지혜와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베삭(Vesak)은 보름달을 뜻하는 범어(Sanskrit)인데, 특히 음력 사월보름(양력 5월의 보름)을 가리킨다. 남방(상좌부) 불교전통 국가(스리랑카, 미얀마, 타일랜드,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는 이날을 석존의 탄생, 성도, 원적이 이루어진 날로 전해져, 특별히 성스러운 날로 기려왔다. 그러므로, 1999년 유엔총회에서 이날을 석존을 기리는 날(UN Day of Vesak)로 정하여, 인류의 스승에 대한 경축일로 삼아 매년 기려온다. 그래서 금년 5월에는 1일과 31일에 각각 보름달을 볼 수 있게 되었기로, 동남아시아에서는 1일에 이미 베삭절 행사를 한곳도 있고, 다른 곳에서는 31일에 하려고 하는 곳도 있다.
북방 대승불교 전통을 지켜오는 나라(중국, 한국, 일본, 월남 등)에서는 석존이 음력으로 사월초파일에 탄생, 이월초파일에 출가, 섣달초파일에 성도, 이월보름에 원적하였다고 믿고 각각 따로 다른 날에 봉축해오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전통에서는 금년 5월31일 베삭절이 음력으로 사월초파일에 가까워 이날을 기리는 줄 안다. 한국에서는 사월초팔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부르며, 국경일로 기리면서, 베삭절을 하안거 결제일로 삼아 수행을 하는 곳도 많다.
대한불교조계종 워싱턴무량사에서는 5월24일(음 사월초파일)에 한국식으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를 열고, 그로부터 1주일 뒤인 5월31일(음 사월보름)에는 불루문을 즐기며 본격 베삭절을 기리고, 여름안거를 시작하려 한다. 한민족 전통문화의 주요 부분인 사월초파일을 기억하고 연등으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빛을 밝히며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미풍양속과 정신각성을 추구하는 분들은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을 이 열린 법석에 초대하며, 신선한 숲 신록 속에서 멋진 오월의 늦봄 또는 초여름을 즐기시기 바란다. 이 좋은 때를 읊는 시조 한 수 올리면서.
좋은 달 사월 파일 올해는 푸른달이
싯달타 이땅 오신 기쁨의 빛 펼치네
뭇 생명 깨우쳐 이끈 큰 스승을 기리며
Blue Moon Vesak Day Siddhartha Birthday
All People celebrate the Guide of Humanity
Triple Sacred Day the Great Buddha Day
<
진월스님 워싱턴무량사 회주,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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