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상담했던 고객이 다시 찾아왔다. “지난번 말씀 듣고 생각을 좀 해봤어요. 근데… 연금 종류가 너무 많더라고요. 왜 이렇게 복잡한거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질문도 아주 자연스러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질문입니다. 사실 연금이 복잡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객은 조금 더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이제는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이해해 보려는 표정이었다.
연금은 처음부터 이렇게 복잡한 구조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매우 단순했다. 일정 금액을 맡기면, 나중에 평생 동안 일정 금액을 받는 구조였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가장 기본적인 연금의 형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순한 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였고, 과거에는 회사가 책임을 지는 구조가 많았다. 일정 기간 근무하면 은퇴 후에 일정금액을 평생 지급받는 방식이었다. 이것을 Defined Benefit, 즉 확정급여형 연금이라고 부른다.
고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예전에 회사 다니던 분들이 연금 나온다고 하던게 그거군요.” 맞다. 바로 그 구조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큰 부담이 있었다. 사람들이 점점 오래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얼마를 얼마나 오래 지급해야할지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결국 기업들은 방향을 바꾸기 시작하게 되었고, “우리가 평생 책임지기보다는 정해진 금액을 넣어 줄테니, 그 이후는 개인이 관리하도록 하자.” 이렇게 등장한 것이 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 구조다. 이 변화는 단순한 구조변경이 아니었다. 책임의 이동이었다. 회사에서 개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연금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개인이 직접 책임을 지게되면서 더 많은 선택지가 필요해졌다. 어떤 사람은 안정성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수익을 원한다. 이 서로 다른 요구를 맞추기 위해 연금상품은 점점 다양해진다. 처음 등장한 것은 비교적 단순한 금리형 연금이었다. 맡긴 돈에 대해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안정적이지만 수익은 제한적이었다. 그러자 또 다른 형태가 등장한다.
시장에 투자해서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구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Variable Annuity다. 수익의 가능성은 커졌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함께 따라왔다. 고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안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확실히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네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또 다른 형태가 나온 겁니다.” 그 중간을 찾기 위한 시도였다. 시장의 상승을 일부 반영하면서도 손실은 제한하려는 구조, 그렇게 등장한 것이 Indexed Annuity다.
이쯤 되면 고객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한다. “아… 그래서 종류가 이렇게 나뉘는 거군요.” 맞다. 연금이 복잡해진 이유는 상품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의 상황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원금보장을 원하고 누군가는 성장 가능성을 원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원한다. 이 서로 다른 요구를 맞추다보니 연금은 자연스럽게 여러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얼마를 모을 것인가”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어떻게 평생소득으로 바꿀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나눠 쓰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요즘 연금상품에는 Income 기능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평생 동안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조다. 연금은 복잡해진 것이 아니다. 필요에 맞게 진화해 온 것이다.
문의 (703)200-1412
<
앤디 김 Solomon Financial Solution 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