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아이가 사물놀이 공연단 한판의 일원으로 공연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엄마로서 이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사물놀이 공연은 정작 행사가 시작되기도 20분도 더 전에 이미 끝나버리고 말았기에 결국 수잔 리 메릴랜드 국무장관님깨서 오실 때까지 그분의 연설을 듣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차 안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이벤트장으로 들어갔다.
지난 30년간 박충기 행정법원장님과 함께 한인 사회를 위해 헌신해 왔으며, 2005년 주 하원의원 재임 시절부터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 결의안 통과를 주도해 오신 수잔 장관님은 법안 통과에 대해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하면서도 다른 정치인들과 리더들에게 공을 돌리셨고 지금까지 모든 일을 해오신 박 법원장님 또한 관련된 수많은 정치인과 단체 지도자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시니 진정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깊이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로서, 이번 이벤트를 보면서 크게 실망한 부분이 있었다. 참석한 분들 중에는 차기 하워드카운티 군수로 유력한 후보까지 오셨음에도 그 누구도 우리 아이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한 귀빈은 없었다는 점이다.
공연은 원래 건물앞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것이었으나 그곳은 아무도 없는 땡볕이었기에 거기에서 공연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고 실내의 엘리베이터와 계단 통로에서 끊임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저앉거나 서서 보는 상태가 되었고 뛰면서 다 함께 연주해야 하는 원래의 ‘선반’ 공연이 아닌 앉아서 연주하는 ‘앉은반’의 ‘삼도가락’ 공연으로 변경해야 했다. 결국 공연이 바뀌니 악기가 준비되지 않아서 공연을 하지 못하는 아이도 생겼다.
또한 공연이 본 행사가 시작되기도 훨씬 전에 일찍 끝나버린 탓에, ‘한인의 날 법안 통과’ 가 지닌 메시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공연 준비에 쏟아부은 열정에 비하면, 정작 행사를 주최한 측의 준비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주류 사회 인사들과 일반 미국인들, 그리고 한인 동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우리 아이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함께 관람했더라면-특별히 5월은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Asian Heritage Month)'임을 감안할 때에 더욱 실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최근 수십년간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시다가 얼마전 안타깝게 돌아가신 고 정용석 선생님을 기리며, 한인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로 노력하고 있는 ‘한판(Hanpan)’의 아이들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한국계 미국인 차세대라는 점을 부모로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이점을 알아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깊은 숙고끝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1월, 주지사 웨스 모어의 펀드레이징 이벤트에서 수잔 리(Susan Lee) 국무장관님과 박충기 법원장님께서 보여주신 세심하고 사려 깊은 배려가 실로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다. 두 분의 노력 덕분에 행사에 참석한 모든 500여분의 주류사회 분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며, 나아가 아이들이 주지사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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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명 SunsMediaSystem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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