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발 구조적 변화 반영’ 빅테크 초대형 투자 예고
▶ 주가 연일 최고치 경신에 ‘사이클 반복’ 우려 제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이례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주요 30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4∼5월 69%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연초 이후 81% 폭등해 199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반도체 업종이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미 증시 대표 지수인 S&P 500 지수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 속에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해왔다. S&P 500 지수는 5월 한 달에만 11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끝에 연초 대비 약 11% 오른 수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6%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 중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업종이 유례없는 수요 폭증으로 업종 전반의 강세를 주도했다.
미국 메모리 칩 회사인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SK하이닉스는 258%, 삼성전자는 164% 각각 올랐다. 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샌디스크는 연초 이후 600% 폭등했고 델, 인텔, 시게이트, 웨스턴디지털도 200% 넘게 뛰었다. AI 붐의 상징인 엔비디아는 올해 13% 상승하며 시가총액 5조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 최초로 지난 6일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등극한 데 이어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도 지난 26일과 27일 각각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은 1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올해 S&P 500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했다.
최근 AI는 단순한 질문 답변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스티브 키아바로네 글로벌 주식 부문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버블 상태에 있지 않다고 본다“며 ”역사적으로 장기 강세장은 20년 주기인데, 우리는 지금 그 중간에 있고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 벤 스나이더는 ”강세장 종료를 알리는 신호인 투기적 과열, 이익률 수축, 연준의 금리 인상 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천문학적인 AI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데는 전문가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아마존, 메타플랫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 최대 7,250억달러를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마이클 버리는 현재 AI 열풍이 닷컴버블의 무분별한 열기를 닮았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도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현 증시 호황을 ”미친 시절“이라고 묘사하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영업이익 등 모든 면에서 봐도 1999년 10∼11월과 비슷한 시기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의 닷컴 버블 정점은 2000년 3월이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R)은 현재 21배로 30년 평균인 17배를 웃돈다.
리버웰스 어드바이저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는 ”현시점에서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얼마나 심한지, 훌륭해 보였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얼마나 급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라고 신중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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