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안드레티와 돈 파노스는 옛 와인과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만나게 될 운명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금년 초 이뤄졌다.

전설적인 카레이서 안드레티는 포도를 얘기하기 위해 애틀랜타로 날아갔다. 파노스의 관심은 안드레티의 포도주 양조장을 넘어 다른 보다 심각한 분야로 진전됐다.

"우리는 포도에 대해서 얘기했다. 아마 5분정도 였을 것이다. 그리고는 화제가 카레이스로 이어졌다"

파노스와의 만남은 안드레티를 다시 카레이스로 복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무려 40년동안 스피드의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안드레티는 그의 화려한 우승경력에서 하나가 빠진 레이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컴백한 것이다.
이 레이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화등에서도 다뤄져 낭만의 분위기마저 풍기는 바로 ‘르망’이다.
올해 나이가 60세인 안드레티는 이번 주말 프랑스에서 포드 엔진을 장착한 파노스 LMP-1으로 르망에 여덟 번째 도전한다.

잠도 자지 않고 24시간을 계속 달리는 르망은 세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스포츠카 극한레이스다.

"그는 내게 ‘내 차를 테스트 드라이브 해보고 차가 어떤지 나중에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차를 몰아본 후 나는 그에게 ‘당신이 괜찮다면 나는 오케이다’. 르망에 참가하는 결정은 그렇게 쉽게 내려졌다"

안드레티는 파노스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이렇게 묘사했다.

안드레티는 호주의 데이빗 브래험, 덴마크의 얀 마그누센과 팀을 이뤄 르망에 참가하게 된다.
모나코하면 포뮬라 원(F1), 데이토나하면 스탁카가 연상되는 것처럼 르망은 스포츠카와 동의어처럼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바로 르망이 안드레티를 사로잡는 매력이다.

만약 안드레티가 르망에서 우승을 하면 그는 르망과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데이토나 500마일, F1 선수권대회, CART 선수권대회을 모두 석권하는 최초의 레이서가 된다.

자동차경주에서 이미 전설의 자리매김을 오래 전에 완료한 안드레티에게 르망의 우승은 단순한 승리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지난 1994년 CART 레이스에서 은퇴한 후에도 안드레티는 르망에 3년연속으로 출전, 1995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최근 2년도 초청을 받았지만 대회당국이 자신이 우승가능성이 있어서 초청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 이를 거절했다.

"우승가능성이라는 것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승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집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안드레티는 설명한다.

"어쩌면 이번에 마지막 기회가 될 지 모르기 때문에 경주의 순간순간을 더욱 즐길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더 이상 ‘다음 주’가 없기 때문이다"
안드레티의 르망 복귀는 르망 대회의 르네상스와 시기를 같이 하고 있다.

세계적 명성의 르망 대회는 페라리, 재규어, 포쉐등 최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들의 경연장으로도 유명했지만 90년대초 업계의 참여부족으로 쇠퇴기를 겪기도 했다.

"르망이 과거의 영광을 많이 상실했지만 최근들어 상당부분을 회복했다. 현재 이 대회의 코스는 그 어느때보다 험난하고 참가하는 스포츠카는 최첨단을 자랑한다. 최고의 코스와 최고의 차는 최고의 대회를 만든다"

안드레티는 말한다.
르망은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교외지역으로 1906년 첫 대회가 열렸고 1923년부터 현재와 같은 24시간 레이스의 형태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