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인가.
LA 다저스의 ‘코리안특급’ 박찬호(26)가 제구력 난조로 시즌 10승도전에 실패한 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핵잠수함’ 김병현(21)은 ‘닥터 K’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즌 10세이브를 따냈다.
23일 피닉스 뱅크원 볼팍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김병현은 팀이 2대0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9회초 선발 브라이언 앤더슨의 뒤를 이어 등판, 3타자를 내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신들린 피칭으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시즌 10세이브(2승3패). 방어율은 2.10에서 2.04로 내려갔다.
선발 앤더슨이 8회까지 로키스 타선을 2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는 눈부신 호투에 힘입어 2대0으로 앞선 다이아몬드백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앤더슨이 8회까지 투구수가 단 84개에 불과했음에도 불구, 승리를 굳혀야할 시점이 오자 주저않고 김병현을 9회초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김병현은 ‘닥터 K’답게 감독의 신뢰를 ‘K-K-K’로 확실하게 보답했다. 첫 타자 테리 셤퍼트를 볼 2개 뒤 연속 3개의 스트라익으로 삼진처리한 김병현은 탐 굿윈과 마이크 랜싱도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간단히 승리의 철문을 내렸다. 이날 3개의 삼진을 추가한 김병현은 시즌 35⅓이닝동안 62개의 탈삼진을 기록, 이닝당 삼진 1.75개, 9이닝당 15.8개라는 그야말로 경이적인 페이스의 탈삼진 행진을 계속했다.
제구력 난조라는 암초가 시즌 10승과 6연승에 도전한 박찬호(26·LA 다저스)의 발목을 잡았다.
23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주말 3연전 1차전에 선발등판한 박찬호는 6이닝동안 단 4안타만을 허용했으나 제구력이 흔들려 포볼을 5개나 내주고 4실점한 뒤 2대4로 뒤진채 7회초 공격에서 대타와 교체돼 경기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박찬호는 6게임만에 처음으로 승리를 얻는데 실패, 5게임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으며 시즌 10승도전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다저스가 8회초 공격에서 숀 그린의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경기를 5대4로 뒤집는 바람에 패전도 면해 시즌 9승4패를 유지했고 방어율만 3.98에서 4.10으로 올라갔다. 경기는 9회까지 5대5로 승부를 가리지못해 연장에 들어갔고 다저스는 연장 12회말 클로저 제프 쇼가 카디널스 크렉 파켓에게 굿바이 스리런홈런을 맞아 9대6으로 뼈아픈 고배를 마셨다.
1회초 게리 셰필드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1대0 리드를 안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극심한 컨트롤 난조로 첫 3타자를 모조리 포볼로 내보내 무사만루의 절대위기에서 메이저리그 최고거포 마크 맥과이어와 마주치는 화를 자초했다. 지난 18일 박찬호로부터 1회 투런홈런을 뽑아낸바 있는 맥과이어는 이번에는 깨끗한 좌전안타로 주자 2명을 홈에 불러들여 단숨에 2대1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계속된 노아웃 1,2루의 위기에서 5번 레이 랭포드를 숏 병살타로 처리한 데 힘입어 더 이상 출혈없이 위기를 탈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저스는 곧바로 2회초 공격에서 에이드리언 벨트레의 솔로홈런으로 2대2 동점을 만들며 박찬호에게 새로운 힘을 실어줬다.
1회 총 33개의 공을 던지며 악전고투했던 박찬호는 2회부터 잃었던 제구력을 되찾았다. 5회까지 3이닝동안 단 28개의 투구로 카디널스 타선을 1안타로 틀어막으며 시즌 10승의 희망을 되살려냈다. 하지만 악몽같은 제구력 난조는 5회말 유령처럼 되찾아왔다. 1사후 갑작스런 난조로 숀 던스턴을 스트레이트 포볼로 내보낸 박찬호는 다음타자 J.D. 드루에 좌월투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날 포볼로 나간 주자 5명중 3명이 홈을 밟은 셈. 비록 패전은 면했으나 시즌 10승과 6연승의 꿈이 순간의 제구력 난조때문에 날아간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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