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 편집자 등 영화의 한 부분을 도맡던 이들이 감독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카메라 감독 출신의 연출자는 그리 많지 않다.
<붉은 수수밭> <홍등> <국두> <귀주 이야기> <인생> <책상 서랍 속의 동화> <집으로 가는 길> 등을 내놓은 중국의 대표적인 감독 장이모우가 가장 성공한 카메라맨 출신 감독이 아닐까 싶다.
장이모우는 섬세한 연기를 보인 <노정>, 역동적인 카메라 솜씨를 보인 <황토지>로 영화계에 발을 디뎌 이제는 감독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영국 태생인 크리스 멘지스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감독 켄 로치와 함께 곳곳을 누비고 다닌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으로 유명했다.
1980년대 들어 할리우드의 대작 영화 <제국의 역습> <킬링 필드> <미션> 등의 촬영 감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는 했지만 영국에서 촬영한 작은 영화들 <몬순이 오기 전> <로컬 히어로> 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크리스 멘지스는 1988년 <갈라진 세계>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했다. 남아프리카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룬 빼어난 작품으로, 켄 로치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갈라진 세계>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고, 1993년 작 <세컨드 베스트>가 극장 개봉 없이 곧바로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소심한 노총각이 범죄자 아버지를 둔 소년을 양자로 입양하여 진정한 부자 관계를 배워간다는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다.
크리스 멘지스의 1999년 작 <로스트 선 The Lost Sun>(18세, 크림)은 사설탐정이 부호 아들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다 국제적인 어린이 매매 조직이 관련되어 있음을 파헤친다는 범죄 스릴러물이다.
멕시코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밀입국시켜 유럽 상류사회의 빗나간 어른에게 성적 놀이 대상으로 제공한다는, 인정하기 힘든 끔찍한 현실을 차분하게 고발하는 진지한 영화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8 mm>가 흥미 본위의 스릴러 분위기로 폼만 잡다 끝난 것을 생각해보면 <로스트 선>의 미덕이 만만치 않다 하겠다. 그러나 쇼킹한 내용을 흥미 본위로만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영화가 100% 살아난 것은 아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과감한 고발과 사건 수사라는 전개 방식 사이에서 갈등하다, 진지함을 희석시키고, 재미도 놓친 아쉬움이 크다.
사립탐정 자비에 롬바드(다니엘 오떼이유)는 오스트리아 제화업계 거부로부터 실종된 아들 레옹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들 부부의 사위인 카를로스는 자비에가 프랑스 경찰로 일할 당시의 동료였고, 자비에가 아내와 딸을 잃은 분노를 못이겨 범인을 응징했을 때 증언을 해준 은인이기도 하다.
자비에는 레옹의 애인 에밀리(시아란 힌즈)를 찾아갔다가 레옹이 맡긴 소년 사바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레옹이 남긴 비디오 테이프에서 어린 소년을 상대로 섹스하는 남자들을 보게 된다.
이 충격적인 테이프를 근거로 하여 자비에는 어린이 매매 조직과 레옹이 연결되어 있다는 심증을 갖게된다. 그러나 레옹의 누이인 데보라(나스타샤 킨스키)는 자비에의 수사가 돈을 뜯어내기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오해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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