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사리토에 새로 개장한 ‘팍스플로어레이션’
바하 캘리포니아의 로사리토에 놀이공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영화 ‘타이태닉’을 제작한 ‘팍스 스튜디오 바하’가 지난주 새로 영화 테마공원을 개장하고 영화 제작의 속내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타이태닉’이라는 작품의 침몰할 줄 모르는 인기의 여파로 태어난 이 공원 ‘팍스플로어레이션(Foxploration)’은 면적이 7에이커로 3,000명을 수용할 뿐인 아담한 규모에, 탈 것이라고는 얌전히 제자리에서 도는 찻잔 하나도 없다. 공연히 관람객의 기대를 부풀렸다 감당할 실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팍스 영화사는 눈물을 무릅쓰고 이 공원보다 더 크고 유명하고 탈 것들도 많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차별화에 애쓰고 있다. 우선 입장료부터 성인이 12달러로 훨씬 싸며 간부들은 놀이공원이라 부르기조차 주저한다.
팍스 스튜디오 바하의 전무인 찰리 아네슨조차 "대화식 과학 박물관과 아직 정의되지 않은 그 무엇의 중간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더 적합한 단어가 없는 데다 영화 제작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영화 공원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르지요."
예를 들어 ‘시네마지코’라 불리는 전시물은 온갖 시각적 트릭과 기계, 음향 효과를 동원해서 영화 제작의 비밀을 모두 파헤친다. 두 아들과 조카를 데리고 온 티화나의 건축인 부인 호세 루이스 만사노는 아이들이 마치 고층빌딩을 옆으로 걸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사진을 찍고, 탈 것이 없어 대신 가짜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조종하는 흉내를 내고 있다가 텔리비전 스크린에 비친 자기들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장차 촬영에 대비하여 제작한 가짜 뉴욕 거리도 있고 영사실도 있으며 곳곳에 팍스사가 제작한 영화에 쓰였던 소품들이 놓여 있는 이 곳에서는 1969년작 ‘헬로 돌리’에 나온 분수와 작년에 나온 ‘퀼스’에 등장한 교수대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이드가 영어와 스페인어로 안내하는 1만9,000스퀘어피트 규모의 ‘타이태닉 엑스포’로 구명보트, 가구, 기선내 술집과 기관실등 영화 세트와 소품들을 모아놓았는데 그 중에는 잭으로 나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묶어 놓았던 수갑도 진품이 파이프에 걸려 있다.
이 팍스플로어레이션은 1996년에 20세기 팍스사가 영화 ‘타이태닉’을 찍기 위해 해변에 만든 스튜디오에서부터 발전한 것이다. 호기심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잇자 스튜디오 간부들이 영화에 쓰인 소품과 기재들을 전시해 놓은 소규모 ‘타이태닉’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그 박물관 관람객이 18만명(반은 멕시코, 나머지 반은 미국 사람들이었다)에 이르면서 더 큰 규모로 개편할 생각이 든 것이다. "영화업계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았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은 더 많이 알고 싶어했고요"라고 팍스플로어레이션의 제너럴 매니저인 유고 베일런은 말한다.
바하 캘리포니아의 관광담당 공무원들은 미국 국경에서 20마일 남쪽에 자리잡은 팍스플로어레이션이 이제까지 봄방학을 맞은 학생이나 여름에 술값 싸고 해변가 호텔 값이 싸서 미국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던 로사리토에 가족단위 휴가객을 끌어 모으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공원 덕분에 비수기 관광객이나 고속도로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끌어 모으기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바하 캘리포니아주 관광국장인 후안 틴토스 푼케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엔세나다에 기항한 유람선 손님들을 버스로 실어 나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데 관계자들은 미국 경기 둔화로 바하 캘리포니아 관광경기도 위축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어쨌든 이 팍스플로어레이션 덕분에 바하 캘리포니아 관계자들은 이곳의 해변과 산악지역이 영화 촬영지로 적합하다고 진지하게 마케팅을 시작했다. "팍스플로어레이션 덕분에 이 곳에서 영화를 촬영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됐습니다"고 말하는 틴토스에 따르면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멕시코의 영화제작소는 1,45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멕시코 시티다. 그러나 지난 4년간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제작된 영화, TV 쇼와 광고의 숫자는 4배가 늘어난 41편이나 되지만 그로 인해 생겨난 소득이나 일자리는 타이태닉을 촬영하던 1996년에 이곳에 떨어진 관광수입 1,300만달러보다 훨씬 못하다. 이후 이곳에서 제작된 가장 성공적인 영화로 티화나를 배경으로 한 ‘트래픽’을 들 수 있지만 실제 촬영은 do리조나 주경계선에 있는 노갈레스에서 진행됐다.
이제까지 10여편의 영화를 촬영한 로사리오의 이 스튜디오에 있는, ‘타이태닉’ 촬영에도 쓰였던 대형 물탱크는 지난주 개봉한 ‘진주만’ 촬영에도 사용됐다. 영화의 문외한들도 인조 상어턱이나 자기가 만드는 만화영화 같은 것을 즐기지만 영화에 대해 아는 사람들도 이 공원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LA에서 영화에 더빙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루빈 아르비주는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다.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관광을 원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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