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제언
▶ 홍병식 아브라함 링컨대학교 부총장
40여년간 남가주에서 살면서 한인타운이 전혀 없었던 때로부터 한인사회가 태동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무로부터 유를 창조하여 지금은 자랑스러운 한인사회를 건설한 동포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로스앤젤레스는 물론이거니와 가디나, 가든그로브, 풀러튼 및 동부지역에 역동적으로 자리잡은 한인 상가들은 근면과 성실로 이룩한 동포들의 업적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장한 한인사회에는 부조리와 잡음도 많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매년 그런 부조리가 한두 가지씩 제거되었고 매년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진출을 했다. 연방정부의 차관보급 지위를 위시하여 주정부와 시정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책을 맡은 동포들의 수효가 매년 늘어가고 있다. 미국 내에 500만명 이상 되는 신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차관급이나 그 이상의 직위에 한 명도 진출시키지 못한 회교도들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갈 길은 멀다고 하겠다. 매년 의연금을 모을 때마다 동포들이 시정을 갈망해 오던 창구의 단일화는 드디어 9.11 참사 희생자들을 돕는 모금에서 실현되었다 실로 자랑스러운 성과였다.
신사년을 보내고 임오년을 맞이하면서 아직도 고치지 못한 폐단이 우리 사회에 있다. 외람 되나마 이곳에서 오래 산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새해에는 꼭 고쳐지기를 바라는 몇 가지를 열거해 보겠다.
먼저, 한인상가의 간판 문제는 동포사회의 안팎에서 끊임없이 자적되었지만 시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인 아닌 고객들이 한인사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이질감을 느끼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 간판은 영어표기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며 한글은 부수적이고 영어보다 약간 작게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어 가든그로브에 자주 가지만 가는 길에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베트남인들 상가에 들어가 볼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온통 베트남어로 뒤덮인 간판이 나열된 상가는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인 상가도 한글 간판을 영어위주로 바꿔야 비한인들을 환영한다는 메시지와 인상을 만들 수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얻게 된다.
다음, 동포사회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은 과대광고라고 본다. 특히 각종 약 광고를 보면 고치지 못할 병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던 이주일씨가 폐암에 걸려서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그렇게 만병통치를 할 수 있는 약들이라면 암으로 월드컵 축구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것을 걱정하는 이주일씨는 왜 못 고쳐준단 말인가.
모든 병을 고친다고 광고하는 약과 장비들이 하루가 멀다하게 시판되고 있다. 그 중에는 약효를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백발백중의 효과가 아니라면 신빙성 있는 통계를 수반하는 성실한 광고가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단체장 선거에서 당락의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나 사업체의 매매에 정확한 정보제공 및 출혈경쟁의 지양 등은 새해에 꼭 실현되어야 할 사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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