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는 이민 1세 뿐 아니라 2세들에게도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준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의 아웃사이더로 정체성의 위기를 느끼온 2세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한인사회 전면에 나서게 됐고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뚜렷한 자아를 발견했다.
한국 경기의 단체응원전이 펼쳐지는 곳 마다 10대와 20대 초반의 2세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얼굴에 페인팅하고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적인 응원을 펼쳐 단체응원을 주도했다.
평소 한인 커뮤니티의 각종 행사에서 모습을 찾기 힘들었던 2세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구세대 중심의 한인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월드컵이 동포사회에 가져다 준 큰 소득 중의 하나로 평가받았다.
한국경기 때마다 단체응원전에 참석해 열렬히 응원한 버지니아주 버크의 레이크 브래덕 하이스쿨 12학년생 4명을 초청, 2세들이 생각하는 월드컵과 한국, 그리고 한인사회에대해 들어봤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취학전에 이민온 2세들인 이들은 한결같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게 됐다며 자신들이 성장해 한인사회의 주역이 됐을 때 한국과 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팀의 월드컵 경기를 여러 한인들과 함께 지켜본 소감은.
신은규-한국팀이 워낙 잘하고 응원 열기가 뜨거워 너무 즐거웠다. 특히 TV를 통해 본 한국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인상적이었다.
주혜정-한국이 승리할 때 마다 경기를 보겠다는 생각에 다음 경기를 기다렸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경기가 있었지만 밤새 잠을 뒤척였고 응원장에도 일찍 나가 승리를 기원했다.
곽한신-사실 처음 월드컵이 시작됐을 때는 한국이 4강까지 진출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경기가 거듭되면서 예상을 뒤엎고 한국팀이 연승을 거둬 모든 관심이 월드컵에 쏠리게 됐다.
안선미-단체 응원전에 나오지 않은 한인 친구들도 거의 모두가 한국 경기를 집에서 본 것 같다. 한가지 주제로 친구들이 한달 이상 흥분에 들떠 얘기한 적이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한국팀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16강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어 안정환의 골든골로 승리했을 때다. 안정환의 헤딩슛이 들어갈 때 마치 숨이 멎는것 같았다. 축구도 잘 하고 핸섬한 안정환이 너무 멋있다.
신-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이운재 골키퍼가 승부차기를 막아내는 순간이 감동적이었다. 상상만 했던 월드컵 4강을 한국이 성취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곽-미국과의 경기에서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내용으로 미국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기분이 좋았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이 오노에게 억울하게 메달을 빼앗긴 걸 멋지게 설욕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소식은 어떻게 얻나.
신-비록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어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 한글도 읽을 수 있다. 한국 신문과 방송을 통해 한국 축구 대표팀 소식을 매일 얻을 수 있었다.
주-부모님의 영향도 크다. 부모님이 항상 한국에 대해 얘기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 소식을 접할 수가 있다.
안-축구 소식 뿐 아니라 한국 가요, 드라마, 영화도 즐겨 듣고 시청한다. 미국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 그런지 한국의 대중문화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여러분들이 성장해 한인사회이 주역이 됐을 때 한인사회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나.
곽-물론이다. 항상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다.
주-아버지가 한인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셔서 어려서부터 나도 크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월드컵과 같은 큰 행사가 있으면 발벗고 나서 돕겠다.
안-한국과 한인사회에 관심이 없었던 한인 친구들도 월드컵을 계기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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