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전쟁우려 등 소비심리 위축...매출 30% 떨어져
추석 경기가 실종됐다.
지난해 9.11 테러로 사상 최악의 추석을 쇠야 했던 한인 사회가 이 후유증으로 미 경제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테러 1주년을 맞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위협이 더해지자 전체적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명절 분위기를 전혀 못 느끼고 있는 것.
16일 장미한복 의상실의 이순자 사장은 "지난해에는 테러 때문에 그랬다지만 1년이 지난 올해에도 추석 냄새조차 맡기 힘들 정도"라면서 "추석 한달 전부터 지방에서 손님들이 몰려와 각종 행사에 쓸 한복을 단체로 주문하는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우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함지, 소반 등 과거 이맘때면 많이 사가던 품목들도 구입 문의마저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한복만이 아니다. 한국의 부모친지들에게 건강 식품 등을 통신판매하고 있는 업소들은 물론 일반 음식점, 관광업소, 여행사 등도 ‘이제 추석은 물 건너간 명절’이라며 기대를 걸지 않는 표정들이다.
플러싱 대복음식점의 신상헌 사장은 "과거와 비교해 매출이 25~30%가량 뚝 떨어졌다"며 "그나마 예전에는 명절을 앞두고 집에 손님을 초대하기 어려운 경우 음식점에서 모임을 자주 가졌는데 이제는 그나마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경기가 나쁜데다 주식 시장도 크게 위축됐고 이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워진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며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스페셜 런치 박스를 새로 메뉴에 추가할 정도"라고 말했다.
명세당의 한약을 미동부지역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이관행 사장도 "추석 기분이 전혀 나지 않는다"며 "테러 이후 둔화되기 시작한 매출이 좀처럼 반전될 기미가 없다"고 우울해했다.
여행객 또한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예년과 비교해 3일이란 짧은 연휴에다 최근 엄청난 수해 피해로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해외여행을 크게 자제하는 분위기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9.11 테러 1주년을 앞두고 탑승객이 10% 이상 감소했는데 이 달 말에야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떡집과 수퍼마켓 등 추석 용품과 관계가 깊은 업소들이 명절을 앞두고 다소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예년의 수준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잔치잔치의 이금향 매니저는 "이제야 손님들 입에서 추석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어느 정도 명절 특수가 회복될지는 주말에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아름, 한양, 아씨프라자 등 대형 한인 수퍼마켓들도 추석을 1주일 앞둔 14, 15일 매출이 10% 정도 늘었지만 예전과 같은 추석 명절을 느
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래준·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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